벨라스케즈, 지난달 30일 한화전 6이닝 무실점
올시즌 첫 무실점 경기
시즌 내내 부진, 결국 롯데 ‘패착’으로
내년 동행? 쉽지 않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진작 이렇게 던졌더라면.
롯데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33)가 올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동안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제 공을 던졌다. ‘인제야’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벨라스케즈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전 선발로 나섰다. 6이닝 2안타 3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 투구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다. 올시즌 첫 무실점 경기를 작성했다.
그동안 너무 못 던졌다. 벨라스케즈는 8월13일 한화전을 통해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쭉’ 내림세를 보였다. 8월24일 NC전에서 첫 승을 거두긴 했지만, 당시에도 6이닝 4실점으로 불안한 투구를 감추지 못했다. 이후 흐름은 개선되지 않았다. 8월 평균자책점은 8.05, 9월도 8.44에 머물렀다. 롯데가 3위에서 추락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벨라스케즈의 부진이 지목되는 이유다.

롯데는 10승을 거둔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ML)에서 32승을 거둔 투수다. 경험이 많다. “데이비슨의 아쉬웠던 2%를 채울 투수”라고 평가받았다. 현실은 정반대다. 경기마다 제구가 흔들렸다. 난타를 허용하기 일쑤였다. ‘나오면 진다’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까지 따라붙었다.
더구나 불펜으로 보직 변경을 했는데도, 불안했다.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든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자 내린 조치다. 그러나 외인 투수다. 그것도 ‘롯데 상승세’를 이끌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투수다. 이번 선발 등판 역시 ‘마지막 기회’ 의미가 아닌 알렉 감보아 ‘대타’로 나섰다. 이런 모습들로 마운드에 오른 것 자체가 ‘외인 교체’ 실패를 방증한다.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어쨌든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팀의 성적과 연결된 시즌 전체 그림 속에서는 의미가 퇴색됐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다. 내년에 그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롯데다. ‘패착 원인’으로 불리는 벨라스케즈와 더 동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벨라스케즈 본인에게는 ‘최소한 체면’을 세울 수 있는 무대였다. ‘진작 이렇게 던졌더라면’ 롯데가 다르지 않았을까. 아쉬움만 남긴 채, 올시즌을 마친 벨라스케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