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심은경이 영화 ‘여행과 나날’로 일본과 싱가포르 주요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글로벌 배우로서의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소속사 팡파레는 2일 “심은경이 ‘여행과 나날’로 제38회 닛칸스포츠영화대상과 제36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도 위상이 높은 시상식과 아시아 혁신 영화들을 집중 조명하는 영화제에서 동시에 주연상을 겨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행과 나날’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감독 가운데 한 명인 미야케 쇼와 심은경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심은경은 이 작품을 통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모두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로서 쌓아 온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굵직한 이력을 더하게 됐다.

영화는 이미 해외 영화제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한 데 이어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레이캬비크국제영화제, 함부르크영화제 등에 연이어 초청됐다. 지난 11월 일본 개봉 당시에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 속에 “압도적인 미장센과 고요한 여운을 남기는 연기”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국내에서도 반응은 일찌감치 감지됐다.
‘여행과 나날’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경쟁 부문 최고 평점을 기록하며 영화 팬들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이 퍼졌다. 이어 서울독립영화제 마스터클래스 상영작으로 선정돼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심은경은 이미 국내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주연 배우다.
2014년 영화 ‘수상한 그녀’로 백상예술대상, 춘사영화상, 부일영화상,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이후 일본 영화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다카사키영화제, 마이니치영화콩쿠르 등에서 연달아 수상하며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모두 품은 드문 이력의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국경과 언어를 가로지르는 연기 행보 역시 주목할 만하다. 심은경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어디에 두어도 그 세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여행과 나날’을 통해서는 설국의 작은 여관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물의 미세한 감정 변화와 시간을 통과하는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해 또 다른 연기 결을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여행과 나날’은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뜻밖의 여정을 맞게 된 각본가 이가 설국의 여관에서 머무는 사이, 일상 여행자들과 엮이며 다시 한 번 삶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눈 덮인 풍경, 정제된 앵글, 길게 이어지는 호흡 속에서 인물과 풍경이 서서히 스며들며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전 세계 영화제를 타고 먼저 검증된 이 작품은 12월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며 1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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