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야구 국가대표 사령탑까지 지낸 류중일 전 감독이 공개적으로 나섰다.
2년간 속앓이를 하다가, 결국 전 며느리와 고등학생 제자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과 관련해 실명으로 국민청원까지 냈다. 늘 쾌활한 표정으로 야구계를 풍미한 베테랑 감독이 체육이 아닌 다른 분야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다.
류 감독이 지목한 상대는 아들의 전 아내이자 전직 교사 A씨다. A씨는 재직 당시 자신이 가르치던 고3 제자와 여러 차례 호텔에 투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 당시 한 살이던 손자가 동행한 정황도 포함돼 있다. 류 감독은 전 며느리를 처벌해 달라는, 그리고 복직은 윤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류 감독과 아들 측은 호텔 로비와 식당에서 포옹과 입맞춤 장면이 담긴 CCTV, 호텔 예약 내역, 코스튬 구입 기록, DNA 감정 자료 등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제자가 만 18세가 되기 전 성적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달 A씨에 대해 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손자 동행 부분에 대해서도 아동학대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설명에도 류 감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건 이후 2년 동안 체중이 빠지고 밥이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평생 야구만 해왔는데, 아들과 손자까지 연관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자,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는 것.
교육 당국을 향해서도 날선 입장을 내놓았다. 학교측은 이미 퇴사한 교사라는 이유로, 교육청도 복직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미성년 아동 보호와 교육 현장의 윤리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까지 요구하고 있다.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 불복한 아들은 이미 항고장을 제출했다. 류 감독도 실명으로 청원에 나서며, 그의 선택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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