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8강 각오

1라운드 어땠나

김도영 “대한민국 힘이 있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대한민국 힘이 있다. 이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30명의 태극전사가 하나의 심장으로 뛰었다. 마운드의 처절한 투혼과 타선의 간절함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도쿄돔에 ‘기적’이 새겨졌다. 3개 대회 연속 탈락의 굴레를 벗겨내고 17년 만에 8강행 티켓을 거머쥔 주역, ‘천재 타자’ 김도영(23·KIA)은 감격에 젖어 승리의 소회를 밝혔다. 이제 8강이다. 내친김에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최종전에서 호주를 7-2로 꺾었다. 1승2패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5점 차 이상 승리 및 2실점 이내’라는 바늘구멍 같은 미션을 완수해낸,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운명의 최종전에서 김도영의 머릿속은 오직 ‘출루’뿐이었다. 도쿄돔서 만난 그는 “뒤에 포진한 타선이 너무 훌륭했기에 나만 나가면 된다고 믿었다”며 “수비할 때조차 어떻게 하면 살아나갈 수 있을지만 고민했을 정도였다. 한 점이라도 더 내주면 끝나는 절박한 상황에서 기습 번트라도 대겠다는 마음으로 물러서지 않았던 것이 볼넷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9회 김도영의 끈질긴 출루는 8강 진출에 쐐기를 박는 득점의 발판이 됐고, 한국 야구는 마침내 17년 묵은 본선 2라운드 진출의 숙원을 풀었다. “분위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최고였다. 대한민국 야구 역사의 일원이 된 것이 영광스러울 따름”이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실패의 문턱에서 태극전사들을 일으켜 세운 것은 꺾이지 않는 투지였다. 그는 이를 ‘대한민국의 저력’이라 표현했다. 그는 “대만전에 졌어도 선수들은 결코 기죽지 않았다. ‘안 돼도 즐겁게,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뭉쳤다. 세계 1위 일본과도 대등하게 싸워본 경험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타국 땅 도쿄돔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 또한 기적의 연료가 됐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누구보다 크게 ‘대한민국’을 연호해주신 팬들의 목소리가 선수들을 움직였다. 팬과 선수가 하나 된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대한민국의 힘이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제 류지현호의 시선은 태평양 건너 미국 마이애미로 향한다. 1차 목표인 8강을 넘어, 태극전사들은 이제 더 높은 곳을 응시한다. 김도영은 “본선에 진출한 만큼 이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한 경기 한 경기 승수를 쌓아가며 세계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