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돌아온 김태형식 ‘호랑이 리더십’

‘부드러움’에서 강한 한마디로

‘호랑이’의 모습, 김태형 감독 본연의 색 찾았다

되찾은 카리스마, 김태형 감독 올시즌 일 낸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너희가 지금 피곤할 때야?”

지난주 시범경기 두산과 경기를 마친 뒤 롯데 김태형(58) 감독이 선수단을 향해 던진 일갈이다. 사실 시대가 변했다. 소위 MZ세대로 대변되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카리스마보다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미덕으로 통용되는 시대다. 야구뿐 아니라 스포츠계 전반에 ‘소통’과 ‘자율’이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도자에게는 저마다의 색깔이 있는 법이다. 본연의 색을 되찾았을 때 팀은 가장 강력한 응집력을 발휘한다. 김태형 감독이 특유의 카리스마를 되찾았다. 올시즌 롯데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의 강압적인 훈련 방식이나 체벌은 이제 사라져야 할 구습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도자의 언어와 방식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김 감독 역시 롯데 부임 초기에는 변화를 시도했다. 과거 두산 시절 선수단을 장악하던 서슬 퍼런 모습 대신 부드러운 대화로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이끌고자 노력했다. 우승 청부사라는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내기 위해 스스로 유연해지려 했던 모양새다.

그동안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감독의 색깔이 옅어지자 팀 특유의 긴장감도 느슨해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호랑이’의 발톱을 드러냈다. 선수들이 나태해지거나 한계에 부딪혔을 때 타협하지 않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롯데는 시범경기 1위 확정하며 어느 때보다 뜨거운 봄을 보냈다. 특히 엄청난 훈련량이 빛을 발휘했다. 봄 질주를 이끈 원동력이다. 지난주 특타 훈련 도중 발생한 상황이 대표적이다. 낮 경기와 고강도 훈련을 병행하며 체력적 부침을 겪는 선수들이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자 김 감독은 즉각 채찍을 들었다.

선수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지금은 체력을 논할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김 감독은 “일정이 빡빡하고 훈련이 힘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자신에게 지기 시작하면 모든 게 밀린다”라며 선수들에게 정신적 무장을 주문했다.

김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결국 ‘한계 돌파’다. 훈련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견뎌내는 심리적 강인함이라는 뜻이다. 감독이 먼저 타협 없는 승부사의 자세를 취하자 롯데 선수단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부드러운 소통도 중요하지만, 롯데라는 팀에 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를 향한 절실함과 엄격한 기강이다.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일군 원동력은 김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이었다. 이제 그 기운이 사직구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돌아온 김 감독의 호랑이 리더십이다. ‘감독 김태형’다운 모습으로 회귀한 롯데. ‘올시즌도 똑같겠지’라는 의심을 없애고 있다. 오히려 ‘올시즌은 정말 다르다’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