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기술 도핑이 전혀 아니다.”
마라톤 사상 최초로 ‘서브 2’(2시간 이내에 마라톤 42.195㎞ 풀코스 완주)를 달성한 사바스티안 사웨(31·케냐)가 초경량 마라톤화에 대해 묻는 질문에 강하게 반박했다.
2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웨는 “이 마라톤화는 매우 가볍고 편안하며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승인된 것”이라며 “나는 규정에 맞는 신발을 신고 뛰었다”고 강조했다.
사웨는 지난 26일 열린 2026 런던 마라톤에서 풀코스를 1시간 59분 30초에 완주하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켈빈 키프텀(케냐)이 2023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세계기록(2시간00분35초)을 1분 5초나 앞당기며 공식 대회 첫 ‘서브 2’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2위를 차지한 요미프 케젤차(29·에티오피아) 역시 1시간 59분 41초를 기록하며 2시간 벽을 깼다.
여자부에서는 티지스트 아세파(30·에티오피아)가 2시간 15분 41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자신의 종전 세계기록(2시간 15분 50초)을 9초 단축하며 우승했다.

공교롭게 기록을 세운 세 선수 모두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를 신고 이번 런던 마라톤을 뛰었다.
이 신발은 아디다스가 3년 동안 연구개발한 초경량 마라톤화로, 한 짝 무게가 97g에 불과하다.
로이터는 마라톤 세계기록 단축이 ‘초’ 단위로 이뤄지다 최근 9년 동안은 ‘분’ 단위로 커졌다며, 이 배경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의 신발 개발 경쟁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 경쟁에 불을 붙인 건 나이키였다. 2016년 탄소섬유판을 삽입한 카본화를 선보였는데, 킵초게(케냐) 등 세계적인 육상 선수들이 맞춤형 카본화를 신고 기록 경신에 성공했다.
탄소섬유판이 스프링처럼 작용해 선수의 순수한 능력을 넘어서게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세계육상연맹은 2020년 엘리트 선수 신발 규정을 신설해 밑창 두께를 40㎜ 이하로 제한하고, 탄소섬유판도 한 장만 허용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로이터는 “신발 기능에 따라 달리기 효율은 2∼4% 증가할 수 있다. 수치상 작아 보여도 마라톤에서는 엄청난 차이”라며 “‘슈퍼 슈즈’ 시대가 열리면서 세대를 넘는 기록 비교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짚었다.
육상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이런 슈퍼 슈즈 논란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일반 스파이크를 신고 세계기록을 세웠던 그는 지난 2021년 “내가 선수로 뛸 땐 세계육상연맹이 새 스파이크를 신지 못하게 했다”며 “새로운 스파이크 개발 소식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술 도핑’ 논란은 비단 육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영에서도 전신 수영복을 착용한 선수들이 2008년에만 세계기록 108개를 쏟아내며 논란이 커졌고, 결국 전신 수영복은 2010년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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