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 3홀 차 뒤집고 ‘매치 퀸’ 등극
연장 대역전극 시즌 ‘첫 승’…통산 6승 달성
최은우, 17·18번 홀 못 지켜 ‘준우승’ 아쉬움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끝난 경기처럼 보였다. 패색이 짙었다. 3홀 차 열세, 남은 홀은 단 네 개였다. 누구도 방신실(22·KB금융)의 역전 우승을 쉽게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방신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매치 퀸’을 거머쥐었다.
방신실은 17일 강원 춘천시의 라데나 골프클럽 네이처·가든 코스(파72·650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최은우(31·아마노코리아)를 연장 끝에 꺾고 정상에 올랐다. 18홀 승부에서 승패를 가지리 못한 후 이어진 연장 첫 홀에서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 7전 전승, 완벽한 우승이다.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품은 방신실은 시즌 첫 승과 함께 KLPGA 투어 통산 6승째를 달성했다. 데뷔 시즌이던 2023년 2승, 지난해 3승에 이어 올해도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며 정상급 선수의 존재감을 다시 증명했다.

무엇보다도 ‘매치플레이 악연’을 끊어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그동안 방신실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강했지만 유독 매치플레이에선 고전했다. 최근 3년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도 맛봤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결승전도 한 편의 ‘드라마’였다. 전반 9홀까지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다 후반 들어 흐름은 최은우 쪽으로 기울었다. 방신실은 11·12번 홀 연속 보기로 흔들렸고, 14번 홀(파4)에서는 최은우의 버디까지 나오며 3홀 차로 열세에 몰렸다.

사실상 승부가 끝난 듯 했지만, 방신실은 무너지지 않았다. 15번 홀(파4)에서 약 7.3m 거리의 긴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이어 17번 홀(파4)에서 최은우가 보기를 범하며 격차를 줄였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는 짧은 파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극적으로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첫 홀, 방신실의 버디 퍼트는 아쉽게 빗나갔지만, 최은우의 파 퍼트 역시 실패했다. 그 순간 방신실은 두 팔을 번적 들어 올렸다.

앞서 열린 4강에서도 방신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홍진영2에게 한때 추격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지만 끝까지 버텨 승리를 따냈다. 당시 그는 “상대가 워낙 잘해서 따라온 것이라 생각했다. 계속 기다리다 보면 내게도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 믿음은 결승에서도 통했다. 반면 최은우는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2024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2년 만의 우승 도전이었지만 마지막 두 홀을 지키지 못했다.
한편, 3·4위전에서는 홍진영2가 박결을 꺾고 3위로 대회를 마쳤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