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하이브의 파격적 실험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르세라핌(LE SSERAFIM), 아일릿(ILLIT), 캣츠아이(KATSEYE)의 콜라보레이션 싱글 ‘아이코닉 바이 미스테이크(ICONIC BY MISTAKE)’ 뮤직비디오가 글로벌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뮤직비디오 안에서 세 팀은 화려한 무대 대신 어두운 묘지와 치과 진료실, 폭풍우가 치는 옥수수밭에 등장한다. 기이한 환경 속에서도 세 팀은 특유의 아우라로 화면을 장악한다. 역대급 시너지로 불릴 만하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코디 크리셸로(Cody Critcheloe) 감독이 연출했다. 그는 사진작가 겸 뮤지션으로 활동하며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SSION’을 통해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온 인물이다. 앞서 팝스타 퍼퓸 지니어스, 로빈, 밴드 예 예 예스 등과 협업했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와는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킬링 잇 걸(Killin’ It Girl)(feat. GloRilla)’, 캣츠아이의 ‘터치(Touch)’ ‘날리(Gnarly)’ 뮤직비디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크리셸로 감독은 지난 17일 위버스 매거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번 작업을 “기존의 규범을 비틀고 전복하는 작업이었다”고 정의했다. 이어 “관습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K팝 콘텐츠의 장점으로 다각적인 해석이 가능한 서사의 깊이를 꼽았다. 이러한 장점을 유지하되 익숙한 문법은 배제했다. 매끈하게 정돈된 아름다움 대신 섬뜩하고 불안정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상에 등장하는 경찰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평가와 검증이 반복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포괄적 은유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감시의 시선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세 팀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크리셸로 감독은 “뮤직비디오 안에서 상황을 주도하는 것은 결국 아티스트들”이라며 “예상 밖의 상황도 결국 강점으로 작용한다. 실수와 우연, 불완전함조차 누군가를 아이콘으로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곡명인 ‘아이코닉 바이 미스테이크’의 의미와 맞물린다.
르세라핌, 아일릿, 캣츠아이 등 각 그룹의 고유한 서사도 하나의 흐름으로 변주했다. 르세라핌의 묘비, 아일릿의 사랑니, 캣츠아이의 불길 등 기존 레퍼런스를 새로운 세계관에 통합했다. 크리셸로 감독은 “각 그룹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더 큰 서사 안에서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 후반부에는 세 팀이 모여 마시멜로를 굽고 기타를 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크리셸로 감독은 이를 “놀랄 만큼 단순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라고 묘사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이런 순간을 농담처럼 ‘캠프파이어식 화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그리고 함께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감정이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코닉 바이 미스테이크’는 발매 직후 주요 차트에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뮤직비디오는 지난 11일 공개 직후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현재 누적 조회 수 약 2900만 회를 돌파했다. 14일 공개된 합동 안무 연습 영상 역시 동일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음원 또한 16일 자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25위를 기록하며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roku@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