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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명확히 파악한 뒤 치료에 임해야한다.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환자들은 으레 수술하지 않고 주사나 시술 등으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알려진 치료법에 솔깃하기 마련이다. 관절염 환자들도 마찬가지. 이들은 치료법을 선택하기에 앞서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본인의 관절염 단계와 치료법의 특성 및 한계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치료에 임할 필요가 있다. 본인에게 효과가 없는 비싼 시술을 받으면 그로 인한 정신적·물질적 부담은 고스란히 스스로의 몫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술 전 관절염 치료법으로 거론되는 프롤로테라피, PRP 치료, 줄기세포 치료, 관절내시경 등은 질환의 진행단계나 상태에 따라 적용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프롤로테라피, PRP 치료, 줄기세포 치료, 관절내시경 시술의 현주소에 대해 짚어봤다.

◇프롤로테라피·PRP 치료·연골주사…만능치트키일까

프롤로테라피는 고농도 포도당을 주 성분으로 하는 약제를 손상 부위에 정확히 주사해 염증반응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조직을 증식시키도록 하여 인대나 힘줄을 강화하는 치료법이다.

만성 요통이 있지만 엑스레이나 CT를 찍어봐도 초기 디스크 외에는 별다른 질환이 없거나 초 중기 퇴행성 무릎관절염, 테니스엘보, 발목염좌, 오십견, 인대 손상 등에 시술할 수 있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과 신경을 심하게 누른 디스크 질환, 관절 변형이 심한 무릎 관절염에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이 치료법은 염증을 유발해 세포를 증식시키는 원리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여러 차례 반복 시술을 받아야 하고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다소 긴 편이며, 비급여 치료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도 상당하다.

무릎 연골 주사는 연골 기질의 구성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주입해 관절에 윤활작용을 돕고 연골을 보호하도록 하는 것으로 새로운 연골을 생성시키지 못한다. 연골이 닳아 뻑뻑해진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초 중기 관절염의 통증 관리에 한해 어느 정도 효과적이다.

PRP 치료는 자가혈소판 주사 요법으로, 체내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기로 돌려 혈소판을 분리, 관절강에 주사하여 관절염 통증과 염증을 완화한다는 원리다. 그러나 식약처로부터 신의료기술로 허가를 받지 못한 치료법으로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효과에 대해서도 의혹이 남은 상태. 법적으로 피부 미용이 아닌 관절염 치료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 어디까지 왔나

연골이 손상된 부위에 줄기세포를 이용해 관절염 환자의 연골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 치료에는 크게 ▲배아 줄기세포 ▲중간엽 줄기세포 ▲성체 줄기세포(자가 줄기세포)가 이용된다. 치료 효과는 후자로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배아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후 4일째 되는 배아세포를 배양해 연골에 이식한다. 다른 줄기세포들보다는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지만 윤리적인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현재 연구목적 이외에는 환자에게 사용하기 어렵다.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는 배아줄기세포 다음 단계로 태아의 태반에서 추출한 혈액을 이용, 배양하는 방법이다. 현재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전문의들에 의해 꾸준히 시술되고 있다. 중간엽줄기세포 치료법은 다른 줄기세포와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으나 막상 적용 가능한 환자는 한정적이다.

성체 줄기세포(자가 줄기세포) 치료는 사람의 골수나 지방을 떼어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이다. 엉덩이와 복부의 지방을 떼어내 배양하는 지방 줄기세포는 지방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줄기세포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효과가 작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진 말기 관절염 환자가 수술하지 않고도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광고는 경계하는 것이 좋다”며 “지방 줄기세포는 현재 단계에서는 조금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며 환자들에게 직접 시술해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골판 파열, 꼭 관절내시경 시술로 치료할까

반월상 연골판은 노화 과정에서 수분 함량이 줄어들고 주성분인 섬유질이 퇴행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찢어진다. 이때 관절내시경 시술(1cm 미만으로 작게 절개한 후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삽입해 모니터로 보면서 찢어진 반월상 연골판을 봉합하고 다듬는 방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수찬 원장은 “관절내시경 시술을 하지 않은 환자와 비교했을 때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연골판 손상의 관절내시경 시술이 과연 효과적인가라는 부분에 대한 전문의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피력했다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만 완화하는 감기 치료처럼 환자의 통증이나 불편한 증상을 완화해주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그냥 내버려 둬도 결과는 똑같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갈리는 것이다.

이 원장은 “반월상 연골이 찢어져 손상된 경우라도 무조건 시술부터 하는 것보다 약물치료와 함께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단련해 무릎 관절이 받는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고 보행에 장애를 준다면 관절내시경 시술을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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