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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정보보호 국제인증이 부패방지에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 해외 진출에 필수 조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약’ 하나가 수조원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사업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신약정보와 개발기술 등에 대한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각각 지난달과 이달 정보보호경영 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27001’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 초 한미약품이 처음으로 해당 인증을 획득한 후 점차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확산되는 추세다.
이같은 현상은 ‘신약개발·기술수출’과 ‘바이오의약품’으로 미래 주력사업을 지향하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정한 이 시스템은 정보보호 정책, 물리적 보안, 접근통제 등을 평가한다. 이를 인증한 업체는 정보보안 체계가 글로벌 수준임을 보장받게 된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시장분석, 질환·치료기전 연구, 신약후보물질 발굴 등 연구개발(R&D)이 기업 성장에 필요한 기반이자 핵심이다. 누구보다도 한 발 빠른 R&D 성과는 의약품 시장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무기이자, 기업 경영 성패까지 좌우할 수 있다. 때문에 철저한 정보관리로 외부노출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이슈인 기술수출(판권이전)도 정보보호가 필수다. 이미 신약 정보가 외부로 노출됐다면, 판권 거래대상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글로벌 수준 보안체계를 입증하면 해외 업체와의 거래에서 신뢰감을 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명성이 낮은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 중심으로 사업 전환한 한미약품을 비롯해 동아쏘시오그룹까지 ISO 27001 인증을 획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외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 의뢰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정보보호 국제인증이 필요한 대표적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특성 상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제품 제조에 필요한 구체적 데이터와 대량 생산 기술 등 모든 관련정보를 받게 된다. 이는 거래 상대방에게 극도로 민감한 사항인 만큼,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일 정보 보안이 무너지면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현 사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앞서 국내 제약업계에선 리베이트 등 불법 영업·마케팅이 만연하다는 사회적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패방지경영 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37001’ 인증이 확산된 바 있다. ISO 37001은 조직에서 발생 가능한 부패 행위를 사전에 식별하고 통제하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다. 때문에 이는 국내에서의 신뢰회복에 핵심요소로 평가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도 올바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역시 정보보호와 마찬가지로 한미약품이 2017년 11월 가장 먼저 획득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이후 현재까지 ISO 37001 인증을 갖고 있는 제약사는 40여곳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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