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200813_161700796
유통매장에 진열된 LG전자 건조기.  이선율기자 melody@sportsseoul.com

KakaoTalk_20200813_161822894
유통매장에 진열된 삼성 건조기.  이선율기자 melod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올여름 폭우를 동반한 이례적인 장마가 찾아오면서 제습기와 건조기 판매량도 급상승하고 있다. 통상 8월은 불볕더위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 가전이 인기를 끌지만 올해는 사상 최장기 장마 영향으로 유독 제습기와 건조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올랐다.

13일 전자랜드에 의뢰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제습기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성장했다. 같은 기간 건조기 판매도 40% 상승했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제습기 매출이 131% 올랐다. 특히 제습기의 경우 지난해 7월 월별 매출 정점을 찍고 8월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데 비해 올해는 8월1일부터 11일까지 매출이 무려 7월 한달 매출 대비 45% 늘었다.

이는 지난 6월부터 50여일 가량 이어진 역대 최장 장마 영향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와 정부가 추진 중인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에 건조기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판매 상승을 부추겼다.

다만 제습기와 건조기 판매 양상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가전제품 중에서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건조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올라가는 추이를 보인 반면 제습기는 중소업체들까지 골고루 판매량이 늘며 경쟁구도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제습기의 경우 계절가전의 성격이 짙은만큼 사실상 성장세가 둔화돼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많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13년 130만대 규모까지 성장하다가 최근 몇년간 마른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는 20만대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올해 사상 최장기간 장마 등 집중호우가 나타나면서 전망치인 2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난해까지 폭염 효과로 호황을 누렸던 에어컨은 오히려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보다 2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의 경우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가전을 중심으로 정부의 구매비용 환급효과와 함께 이른 무더위에 접어든 6월 초까지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7월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건조기는 삼성, LG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제습기는 브랜드가 워낙 다양해 가성비 좋은 중소가전부터 다양한 기능을 갖춘 대용량 제습기까지 골고루 잘나가고 있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서 제습기는 별도 프로모션을 하지 않아도 많이 팔리고 있다. 그러나 에어컨, 선풍기 같은 제품은 초반에 판매량이 늘다가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