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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신의 손? 사실 주저했었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의 생전 명경기로 꼽히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 주심을 맡았던 알리 빈 나세르(76·튀니지)가 당시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28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는 ‘반 나세르가 역사적인 경기에서 주심을 맡아 영광이었다고 회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전을 숱한 화제를 뿌렸다. 0-0으로 맞선 후반 4분 마라도나가 헤딩 선제골을 넣는 듯했으나 실제로 손으로 쳐 골을 만들어냈다. 당시엔 비디오판독(VAR) 등이 없었기 때문에 심판의 눈으로만 판정이 가능했다. 당시 반 나세르 심판은 마라도나의 머리에 맞은 것으로 보고 득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나중에 손에 맞은 게 밝혀지면서 ‘신의 손’ 사건으로 정리됐다. 그리고 4분 뒤 마라도나는 하프라인서부터 빛과 같은 드리블로 잉글랜드 수비 5명을 제친 뒤 추가골을 해냈다. 아직도 회자되는 두 장면이 이 경기에서 나왔다.
반 나세르는 마라도나의 신의 손 장면과 관련해 “사실 (득점을 선언해야할지) 주저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부심도 손을 사용했는지 확인을 못 했다”면서 심판진 전원이 득점으로 인정하기로 했음을 언급했다. 이어진 묘기같은 드리블에 이은 득점에 대해서는 “마라도나가 50m 질주할 때 잉글랜드 수비수 중 누군가는 쓰러뜨리라고 여겼다”면서 상대 거친 방어에 마라도나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대로 어드밴티지를 선언하면서 역사적인 골 장면이 완성됐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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