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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추신수(40·SSG)는 솔직하다. ‘부산 사나이’ 답게 맺고 끊음이 확실하다. 지난 2000년 시애틀과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넜으니, 미국에서만 20년간 프로생활을 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메이저리그(ML)에서 활약했으니 KBO리그 선수들 가운데 경험을 가장 풍부하게 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한 뒤 미국에서 재활과 휴식을 병행한 추신수는 온라인을 통해 KBO리그 소식도 꾸준히 접했다. ML에 있을 때도 주요 현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내놓은 추신수에게 비시즌 이슈 몇 가지를 물었다. 담백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도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반문을 던졌다. 상식으로 볼 수 있는 반문이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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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를 왜 1군에서 하는가?
경기력 면에서 올시즌 가장 큰 변화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허운 심판위원장은 “존 확대가 아니라 야구 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존을 충분히 활용하자는 의미”라고 애써 설명했지만, 지난해까지 스트라이크존이 좁았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다. 지난 액션피치(
2월 3일자 본지 참조)에서도 강조했듯이 경기력과 관련한 제도 개선은 충분한 점검을 거쳐야 한다.
추신수는 “스트라이크존을 너무 갑자기 바꾸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출루머신’으로 불리는 추신수는 자타공인 최고의 선구안을 갖고 있다. 확실한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급진적 변화는) 선수나 심판 모두 힘들 것이다. 어릴 때부터 야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되는데, 이걸 단기간에 인위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제도를 바로 ML에 도입하지 않는다. 마이너리그에서 충분히 테스트 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도입한다. 규칙에 관한 부분은 선수나 심판 모두 몸과 정신이 따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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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개선 혼자 이룬 일인가?
잠실과 인천 SSG랜더스필드 등은 현재 원정 라커룸 공사가 한창이다. 원정팀이 이용하는 공간을 홈팀과 비슷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지난해 열악한 구장 환경을 지적한 추신수의 일침이 꼼짝하지 않던 서울시를 움직였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추신수는 “선수 말에 귀 기울여 주신 서울시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먼저 표했다. 그러더니 “나 혼자 얘기했다고 변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찬호 선배님을 비롯해 해외리그에서 뛰었던 선배님들도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 거기에 한 마디 힘을 보탰을 뿐”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시설, 가령 원정팀이 사용할 수 있는 배팅케이지나 비디오 분석실 등은 당사자인 선수들이 조금 더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라는 겸손이다.
그는 “과거에는 홈과 원정팀 시설에 차별을 두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일종의 홈 어드밴티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동등한 시설에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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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아니면 누가 박수받나?
이른바 ‘은퇴투어’에 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과거 박용택 선배님도 그랬고, (이)대호 은퇴투어에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이대호 같은 선수가 은퇴할 때 박수받지 못하면 (은퇴투어를 할 선수가) 몇 명이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롯데가 1992년 이후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내지 못한 게 이대호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한 추신수는 “(이)대호는 크게 부상한 적도 없고, KBO리그에서 7관왕(2010년)을 했던 선수다. 일본에서도 한국야구가 부끄럽지 않은 성적(2015년 일본시리즈 MVP)을 냈고, 미국에서도 잘했다. 이런 선수가 은퇴할 때 박수받지 못한다면 과연 어느 누가 은퇴투어를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반대하는 분들께) 질문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일 통산 2503경기에 나서 홈런 463개를 포함해 2716안타, 타율 0.302를 기록한 타자가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때 박수를 받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뜻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