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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시도민구단의 치명적인 약점,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결과에 K리그 시도민 구단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K리그에는 시도민 구단이 13팀이나 된다. 전체 23팀의 절반을 넘는다. 1부리그인 K리그1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 김천 상무, 강원FC, 수원FC, 성남FC 등 6팀이 있고, 2부리그인 K리그2에는 광주FC와 부천FC1995, FC안양, 충남 아산, 경남FC, 김포FC, 안산 그리너스 등 7팀이 존재한다.
시도민 구단의 구단주는 지자체 장이다. 도민 구단은 도지사가, 시민 구단은 시장이 최종 결정권자 구실을 한다. 구단주가 누구냐에 따라 구단의 운영 방향과 지출 규모까지 폭넓게 달라진다. K리그 중심으로 들어온 대구 같은 모범 사례도 있지만, 과거 인천처럼 임금 체불을 자주 한 불량 사례도 있다. 구단주 한 명의 마인드가 구단 전체의 방향성을 좌우한다. 각 구단은 물론이고 축구인들이 지방선거를 긴장한 채로 지켜본 이유다.
개표 결과 인천과 강원, 성남, 충남 아산, 경남, 김포, 그리고 안산까지 총 7팀의 구단주 당적에 변화가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앞의 팀들의 구단주는 하나 같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경남의 경우 김경수 전 도지사가 지사직을 잃은 후 권한대행이 자리를 대신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일반적으로 구단주가 바뀌어도 지자체장의 당적이 유지되면 큰 변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문제는 반대 당이 집권할 경우다. 새로 권력을 잡는 지자체 장은 전임자의 후광, 혹은 치적을 지우기 위해 반대로 움직이는 관성이 있다. 이러한 원리 속 과거 일부 후보가 축구단 해체를 공약으로 내세운 적도 있을 정도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관심받는 팀은 성남이다. 성남은 이재명 전 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나선 후 상대 진영에 집중적으로 견제 대상이 되었다. 최근 성남 FC의 후원금 때문에 수사 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새로운 구단주가 될 신상진 국민의힘 당선인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전임 시장의 부패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성남은 리그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어 신 당선인의 스탠스에 따라 구단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그럼에도 성남시의 성남FC 후원은 동일 조직내 자금 이동이라 시장의 배임혐의가 기본적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지난 3년간 수사 결과 무혐의 종결 처리된 부분이기에, 해당 의혹은 불공정 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안정기를 보낸 인천 관계자들도 내심 걱정에 빠졌다. 유정복 당선인이 구단주였던 시절 인천은 말 그대로 암흑기를 겪었다. 유 당선인은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주주 연합과 갈등을 겪었고,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는 등 적지 않은 잡음을 냈다. 여기에 임금 체불이 발생하는 등 유 당선인과는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번 선거 결과가 인천에게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축구전용구장 유치를 놓고 고민하던 강원에도 관심이 간다. 김진태 국민의힘 당선인은 선거 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인 스피드스케이트장을 강원 전용구장으로 만드는 방안 등을 놓고 논의하기도 했다. 공약대로라면 강원의 전용구장을 강릉에 건설하는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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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주가 재선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팀도 있다. 바로 안양이다. 최대호 당선인은 프로축구계에서 유명한 축구광이다. 안양은 최 당선인의 주도 아래 축구전용구장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부지는 확정이 됐고,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삽을 뜰 수 있다. 만약 최 당선인이 낙선했다면 이 계획이 한 번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최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한 만큼 전용구장 건설은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대구는 구단주의 당적이 유지됐음에도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홍준표 당선인 때문이다. 홍 당선인은 선거를 앞두고 “시민 축구단은 재정이 워낙 열악하다. 전부 기업 축구단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대구를 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홍 당선인은 경남도지사 시절 경남FC 해체를 검토한 적도 있다. 시도민구단을 보는 시선이 기본적으로 부정적이라 대구 입장에선 홍 당선인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시도민구단 사정을 잘 아는 축구계 관계자는 “결과가 일찍 안 나온 시도민구단 대다수 관계자들은 개표 방송을 새벽까지 본 것 같더라. 그만큼 예민한 사안이다. 아무래도 축구단은 정무에서 후순위에 있어 새 구단주가 어떤 스탠스로 나올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인수위를 거쳐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 축구단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구단주 당적이 바뀐 팀은 적지 않은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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