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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잠실이 익숙하니까 벗어나면 아무래도…”
LG가 삼성을 상대로 위닝리시즈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특히 전날 경기에서는 홈런 5방을 터뜨리며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류지현(51) 감독도 그렇게 많은 홈런은 생각이 나지 않는 듯하다. 뭔가 원동력이 있을 법하다.
류 감독은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을 앞두고 “5홈런 경기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잠실에 익숙하다. 잠실을 벗어나 작은 구장으로 오면 심리적으로 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전날 LG는 2회까지 1회말부터 6점을 내주는 등 끌려갔다. 2회까지 1-8로 뒤졌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10-9 역전승이었다. 그야말로 대포의 힘으로 이겼다. 0-6에서 2회초 채은성이 솔로 홈런으로 추격했고, 1-8로 뒤진 4회초에는 김현수가 투런 아치를 그렸다.
5회초 유강남이 솔로샷을 날려 간격을 더 좁혔고, 7-9로 뒤진 8회초에는 오지환이 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끝내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9회초에는 유강남이 오승환을 상대로 좌측 폴대 위를 맞고 뒤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역전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그렇게 LG가 10-9로 웃었다.
류 감독은 “유강남 홈런 때는, 벤치에서 몸을 썼다. 감독이 그러면 안 되는데 타구를 보면서 ‘어~’ 하면서 넘어가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내 몸도 같이 움직이더라. 정말 그런 홈런 타구는 처음 봤다. 비거리가 얼마가 나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홈런이 됐으면 됐다. 다행이다”며 미소를 보였다.
LG는 광활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 상대적으로 홈런에 불리한 환경이다. 그러나 어차피 시즌 중 64경기는 잠실구장이 아닌 곳에서 한다. 라이온즈파크의 경우 잠실과 비교하면 확연히 작다. 좌우중간이 특히 그렇다.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투수들의 경우 작은 구장이 부담일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투수들은 타자들과 반대일 수도 있다. 우리 투수들의 경우 불안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다. 분위기가 그렇다. 개의치 않고 던지는 중이다”고 말하며 마운드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한편 류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 전날 좋았던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9번 타순에 손호영 대신 이영빈이 들어가는 것만 바꿨다. 박해민(중견수)-문성주(우익수)-김현수(좌익수)-채은성(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유강남(포수)-이재원(지명타자)-이영빈(2루수)이 나간다.
류 감독은 “오지환은 점심 때만 해도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런데 오지환 스스로 경기 출장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코치를 통해서 어필을 하더라. 그래서 라인업에 넣었다. 체력을 고려해야 하지만, 선수의 의지도 외면할 수 없다.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선발로 낸다. 이영빈은 커터나 슬라이더 같은 몸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타구에 강하다. 그래서 9번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