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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순흥면에 자리하고 있는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중종 37년(1542년) 풍기 군수 주세붕이 안향 선생을 기리고자 세운 백운동서원이 시초다. 이후 풍기 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이 조정에 건의해 ‘소수서원(紹修書院)’ 사액을 받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국가 공인 사립고등교육기관이 되었다. 지금으로 치면 최초의 사립대학교인 셈이다. 서원의 이름인 소수(紹修)는 ‘학문을 이어 닦는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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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를 지나 아름드리 적송이 도열한 길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당간지주를 마주한다. 통일신라시대 절인 숙주사의 당간지주로 이곳이 원래 절터였음을 말해준다. 서원 앞 오른쪽에는 죽계천이 내려다 보이는 정자 ‘경렴정’이 왼쪽에는 봉긋 솟은 잔디 제단 ‘성생단’이 각각 자리했다. 성생단은 제사에 쓰일 가축의 흠결을 살피고 잡던 제단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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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에 들어서면 강학 공간인 강학당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문성공묘와 전사청, 영정각 등 배향 공간이 동쪽에는 유생들이 기거하던 학구재와 지락재가 ‘ㄱ’자 모양으로 각각 자리하고 있다. 특히 강학당 바로 뒤편에는 교수들의 집무실 겸 숙소인 직방재와 일신재가 있는데 한 건물에 각각의 편액을 따로 붙인 모습이 특이하다. 강당을 중심으로 좌우로 동재와 서재를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소수서원은 건물의 배치와 방향이 자유분방하다. 아마도 최초의 서원이다 보니 형식에서 좀 더 자유로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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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을 둘러봤다면 주변 산책길도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우리나라 서원은 심신을 수양하기 좋은 곳에 자리 잡다 보니 빼어난 풍광은 기본이다. 특히 소수서원은 서원을 감싸고 도는 죽계천을 따라 오솔길이 이어지는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펼쳐지는 풍광이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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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극락정토…천년고찰 ‘부석사’
영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부석사’다.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안겨주는 곳으로 여행자에게 늘 보물 같은 곳이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호국사찰로 1300년이 훌쩍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부석사의 부석(浮石)은 ‘떠 있는 돌’이란 뜻이다. 부석사에 이름에 대해 궁금증은 우선 창건신화를 이해하면 쉽다.
의상이 당나라 유학시절 선묘라는 여인에게 수차례 구애를 받지만 끝내 거절한다. 이후 시간이 흘러 의상이 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르자 선묘는 바다에 몸을 던져 용이 돼 신라로 향하는 의상의 뱃길을 안전하게 지켜준다. 귀국 후 의상이 이곳에 터를 잡고 부석사를 창건하려 하자 무속에 찌든 이 지역 사이비 승려들이 나타나 방해를 한다. 이때도 선묘가 큰 바윗돌이 되어 나타나 하늘 위에서 빙빙돌자 방해하던 승려들이 놀라 줄행랑을 쳤고 결국 의상은 부석사를 창건할 수 있었다. 당시 바위가 공중에 떴다고 해서 뜰부(浮)자, 돌석(石)자를 써 ‘부석사’라고 이름 지었다 한다. 실제 무량수전 뒤편 왼쪽에 전설 속의 바위 ‘부석’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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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는 비교적 평지에 조성돼있는 여타 사찰과 달리 계단식으로 고도를 높여가며 자리하고 있다. 야트막한 은행나무길을 시작해 일주문을 지나면 본격적인 계단길이 시작된다. 수차례 계단을 오르자 회전문 사이로 그윽한 풍경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누각 ‘범종루’다. 비 내리는 오후. 봉황산을 감싼 뽀얀 안개가 신비감을 더하고 한층 짙어진 숲 향기는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마치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돌계단 위로 솟은 범종루가 마치 극락정토로 들어가는 관문처럼 느껴진다.
범종루 밑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이번에는 더 높은 계단과 함께 이층누각 ‘안양루’가 나타난다. 마지막 관문이다. 그야말로 산세와 절집이 어우러진 풍광이 점입가경이다. 안양루는 오르는 돌계단은 높기도 하지만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진다. 그래서 훨씬 높아 보인다. 계단을 올라 안양루 밑을 지나면 이번엔 석등과 함께 부석사의 중심건물 무량수전이 단아한 자태를 드러낸다. 안양문은 ‘안양(安養)’은 곧 ‘극락(極樂)’을 의미한다. 무량수전이 있는 이곳이 다름 아닌 극락세계인 셈이다. 이곳의 풍광 또한 가히 천상의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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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중기때 세워진 걸로 추정되는 무량수전(국보 18호)은 현존하는 목조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다. 단청이 없는 건물은 배흘림기둥과 주심포 양식에 창호는 기본적인 정(井)자 창살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중후한 기품이 느껴지는 고려시대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무량수전에 모셔져 있는 부처는 특이하게도 건물 중앙에 아닌 왼쪽에 모셔져 있다. 부처의 시선 또한 서쪽에 앉아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서방 정토에서 중생들을 굽어보고 있다는 의미다. 무량수전 앞 석등은 이보다 훨씬 앞선 통일신라시대 석등(국보 17호)으로 부처의 광명을 상징한다. 무량수전 오른쪽 뒤편에는 창건신화의 주인공 선묘낭자를 모신 ‘선묘각’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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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화 테마파크 ‘선비세상’
경북 영주에 국내 최대의 K-문화 테마파크가 들어섰다. 오는 9월 3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선비세상’이다. 사업비 1691억원을 투입해 9년여 간의 공사끝에 완공했다. 한옥이 빼곡하게 들어찬 이곳은 선비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 꾸민 복합문화체험공간이다. 한옥과 한복, 한식, 한지, 한글, 한음악 등 총 6개 테마를 기반으로 전시관과 체험공간 공연장 등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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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면적이 자그마치 96만974㎡(약 29만평)로 축구장 약 135개를 합쳐놓은 크기다. 입구에 마치 성처럼 자리한 건물은 컨벤션홀로 소규모 행사부터 대규모 행사까지 모두 치를 수 있는 맞춤형 공간을 제공한다.
한복 문화관에서 펼쳐지는 ‘오토마타 공연’도 볼거리다. 오토마타는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극을 말한다. 이곳에서는 철부지 영주도령이 과거에 급제해 고향으로 돌아와 선비의 인성을 갖추게 되기까지의 긴 여정을 재미있고 실감나게 연출한 ‘오토마타’로 만나볼 수 있다. 미디어 아트관에서는 영주의 구곡원림을 모티브로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사방을 가득 채운 영상미디어는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 신비롭다. 이 밖에도 한지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한지체험을 비롯해 다도 체험, 한복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야외에서는 선비세상 퍼레이드가 주말마다 열리고 저잣거리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난다. 또 공예작가와 천년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개최할 예정이다. 선비세상은 9월 3일 개장을 앞두고 7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임시운영에 들어간다. 또 임시운영 기간 중 주말과 휴일에 한에 일반 관람객에게도 전면 무료 개방할 예정이다.
★가볼만한 곳●육지 속 작은 섬 ‘무섬마을’=영주시 문수면에 자리한 무섬마을은 내성천이 마을의 3면을 휘감아 도는 물돌이 마을이다. 마치 육지 속 섬마을처럼 자리한 이곳은 맑은 내성천과 그 위에 놓인 외나무다리가 그윽한 풍경을 그려낸다. 외나무다리는 폭은 약 25~40㎝가량으로 마치 평균대 위를 걷는 느낌이다. 다행히 물은 깊지 않다. 다리 중간중간에는 오가는 사람이 비켜설 수 있도록 짧은 외나무다리를 하나 더 놓여있다. 내성천의 폭은 약 200m가 넘지만, 실제 물이 흐르는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대부분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안동댐이 생기기 전에는 수량도 많고 고운 모래도 훨씬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콘크리트 다리가 생겼지만 30년 전만 해도 외나무다리는 이 마을의 유일한 소통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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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초가와 한옥 고택들이 즐비하다. 이 마을은 반남(潘南) 박씨와 선성(宣城) 김씨의 집성촌으로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ㅁ’자형 가옥이 많다. 대부분의 마을 고택은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나만 알고 싶은 힐링명소 ‘국립산림치유원’=백두대간의 산림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공간이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며 영주시 봉현면에 자리하고 있다. 국립산립치유원은 숙박시설은 물론 건강증진센터와 명상센터 등을 갖추고 치유원 주변 소백산 자락에 치유숲길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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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체험 등 다양한 숲 치유 프로그램과 함께 명상 및 건강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국가 기관에서 운영하는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의 힐링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다.
수(水)치유센터에서는 물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 건강증진을 꾀할 수 있다. 시설 또한 훌륭하다. 마치 워터파크와 찜질방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이다. 건강증진센터에서 운영하는 ‘치유장비 마사지체험’도 인기다. 반신욕을 할 수 있는 건식치유실을 거쳐 두 가지 아쿠아 치유코스를 경험할 수 있다. 침대에 누우면 바닥이 물침대처럼 요동치며 강한 물줄기가 온몸을 마사지한다. 이어 2번째 코스는 엎드려 누운 채 덮개를 닫으면 온몸이 거대한 캡슐 속에 갇힌다. 이후 고압의 물줄기가 어깨와 등 이곳저곳을 자극하며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를 풀어준다. 고압 물줄기는 비닐 보호막을 통해 간접 전달되므로 물에 젖을 일이 없다. 옷을 벗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꼭 걸어보라 ‘강추’하고 싶은 코스가 있다. 마실치유숲길(5.9㎞) 구간 중 데크로드(2.3㎞) 구간이다. 시작점은 ‘국립산림치유원 데크로드주차장’이다. 이곳에 차를 대고 임도를 따라 잠깐 오르면 데크로드가 시작된다. 데크로드 중간중간에는 6개의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쉬엄쉬엄 걸어도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길은 평지 수준으로 난이도는 ‘하’지만 경관은 ‘최상’이다. 울창한 숲과 소백산이 펼쳐내는 풍광은 축복 같은 선물이다.
●자연에서 얻은 건강섬유 ‘풍기인견’=영주 특산품 ‘풍기인견’은 낙엽송의 목재 펄프에서 추출한 실로 만든 섬유다. 삼베나 모시 같은 자연섬유이다 보니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기성도 좋다. 피부가 여린 아기와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사람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건강섬유다. 특히 시원한 질감으로 에어컨 섬유로 불리는 인견은 여름철의 필수품이다. 대한민국 인견의 80% 이상이 이곳 영주시 풍기읍에서 생산된다. 산지다 보니 저렴하게 파는 매장이 지천이다.
★맛집 정보●영주전통묵집식당(영주시 하망동)=묵밥 맛집이다. 시원하고 담백한 육수에 말아낸 묵밥은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이다. 태평초는 메밀묵과 돼지고기를 넣고 끓여낸 찌개로 새콤달콤한 맛이 은근 매력적이다. 긴가민가했다가 다들 감탄하면 먹는다. 살짝 중독성이 느껴지는 맛이다.
●정도너츠(영주 풍기읍 / 가흥동)=영주 지역구에서 지금은 전국구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찹쌀 도넛이다. 영주에서 생산한 찹쌀과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다.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 들깨, 블루베리, 커피 등을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도넛을 선보인다.
●원조서부냉면(영주시 풍기읍)=슴슴한 맛이 매력적인 전통 평양냉면집이다. 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집답게 건물 외관에서도 제법 세월이 묻어난다. 위대(胃大)한 사람들을 위해 곱빼기도 판다. 뭔가 허전하다 싶으면 한우불고기를 시켜 먹으면 딱이다. 단 2인분 이상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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