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SSG가 2군에서 발생한 얼차려 및 폭행에 대한 후속 조치를 내놨다. 강경책이다. 재발을 막기 위해 선수단 강화에 힘쓰겠다고 했다. ‘통제’가 많아진다. 구단이 이렇게까지 할 일이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후배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이원준, 이거연, 최상민에 대해 심의하고, 징계를 확정했다. 폭행까지 가한 이원준은 72경기 출장정지, 이거연-최상민은 30경기 출장정지다. 이원준은 이미 SSG에서 방출된 상태이기에 새 팀을 찾을 경우 징계가 시작된다.
SSG도 즉각 사과문을 냈다. 재발대책도 동시에 내놨다. “팬들에게 사과드린다. KBO 상벌위원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한편,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대책을 수립했다. 우선 1,2군 모든 선수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인식과 행동 수준을 진단한다. 그간의 선수단 교육과 실태 점검 방식, 숙소 운영 방안 등 선수단 관리, 운영 전반에 대해 재점검한다.
이를 바탕으로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1,2군 선수단 전체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기준과 인식을 사회적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규정과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필요한 부분이다. 과거부터 ‘운동선수니까’ 어느 정도 고려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선후배 위계질서가 엄정해야 한다고 했다. 일반인과 다르게 ‘특수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것부터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품위손상 근절 서약서’를 만든다. 매년 계약 시점에 서명한다. 또한 2군 선수단 교육 및 실태 점검을 매월 진행하고, 보고 프로세스 또한 강화한다. 집합도 ‘사전신고제’로 하기로 했다. 목적과 장소, 시간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관리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에 다시 놀란 사례다. 2020년 후배들에게 선배들이 가혹행위를 한 적이 있다. SK 시절이었고, 당시 구단은 은근슬쩍 넘어가려다 징계받았다. 당시에도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 3년이 흘러 같은 케이스가 또 나오고 말았다.
SSG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강력한 제어를 말했다. 이대로 지켜진다면, 일탈 행위는 없어야 마땅하다. 서류로 명시하고, 월별로 점검하고, 규정도 강화한다.
선수들로서는 하던 대로 했는데 갑자기 자신들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반대로 보면,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하나’ 싶다. 선수단이 반성하는 것에 더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사인했으니 책임져라’는 의미다. 이런 것 없이도 원래 안 해도 됐을 일 아닌가. 매달 실태 파악을 위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선수들끼리 모이는 것도 미리 구단에 알려야 가능하다.
SSG는 선수들의 ‘생각부터’ 바꾸겠다고 나섰다. “품위손상에 대한 인식이 일반 사람들과 확연히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줄이는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구단이라고 크게 다를 리 없어 보인다.
선수들 전원이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좋은 기량을 선보인다면 이런 규제가 다시 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애초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 했다. 다 큰 어른들은 ‘알아서’ 잘해야 하는 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