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달의 귀환’이다. 김경문(66) 감독이 6년 만에 KBO리그 현장으로 복귀했다. 한화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한화는 2일 대구 삼성전 종료 후 김경문 감독 선임 소식을 알렸다. 계약규모는 2024~2026년 3년간 총액 20억원이다. 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이다.
한화는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해 제14대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원호 전 감독이 떠난 후 6일 만에 새 감독을 앉혔다. 정경배 감독대행은 6경기만 지휘하고 내려온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한화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화려한 복귀다. 지난 2018년 6월3일 NC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2191일 만에 다시 KBO리그로 복귀했다. 이번에는 한화 사령탑이다. 한화는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할 카드로 베테랑 김경문 감독을 택했다.
시즌 전 기대가 하늘을 찔렀다. 프리에이전트(FA) 안치홍을 최대 6년 72억원에 데려왔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까지 복귀했다. 8년 총액 170억원을 안겼다. 외국인 선수가 준수했고, 문동주는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했다.
현실이 따라주지 않았다. 개막 초반 8연승을 달리는 등 한껏 기세를 올렸다. 이후 추락했다. 1위로 시작했는데 지난 5월23일 10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바로 탈출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최하위권에 있다.
결국 최원호 감독이 물러났다. 시즌 초반 농담처럼 “5강 못 가면 잘린다”고 했는데, 개막 후 두 달여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박찬혁 대표이사도 사퇴했다. 독수리 군단이 격랑에 휩싸였다.
일단 5월31일 박종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남은 것은 감독. 여러 인사가 거론됐다. 그룹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를 원한다는 설이 돌았다. 실제로 굵직한 지도자들이 면접을 봤다. 최종 선택은 김경문 감독이다.
한국야구에서 그야말로 굵직한 업적을 남긴 지도자다. 일단 KBO리그 통산 896승에 빛난다. 역대 감독 최다승 6위다. 두산과 NC 감독으로서 네 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특히 신생팀 NC 사령탑을 맡아 1군 2년차인 2014년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기도 했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도 업적이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야구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품었다. 금메달 획득일인 8월23일은 ‘야구의 날’로 지정됐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감독이다. 선수단 장악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장 이름값부터 확실하다. 흔들리는 한화를 살리기 위해 왔다. 꽤 긴 시간 암흑기에 시달리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당당하게 ‘리빌딩은 끝났다’고 외쳤지만, 현실은 또 다르다.
변화가 필요했다. 구단은 당연히 팀을 수습하고 가을야구까지 가기를 바란다. 펠릭스 페냐를 보내고 하이메 바리아를 영입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기도 했다. 결국 수장이 중요한 법이다. 김경문 감독에게 키를 맡긴다. 그렇게 ‘달’이 대전에 떴다.
한편 김경문 감독은 3일 오후 2시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곧바로 수원으로 이동한다. 4일부터 열릴 KT와 원정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을 계획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