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구위로 봤을 때는 무조건 필승조다.”
삼성 박진만(49) 감독이 웃었다. 현역 시절 슈퍼스타였다. 당연히 기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신인은 엄격하게 보는 편이다. 2025년은 다르다. 배찬승(19)을 곧바로 1군 필승조로 쓸 기세다. 그만큼 좋다.
배찬승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다. 전체 3번이다. 삼성이 고심 끝에 배찬승을 찍었다. ‘로컬 보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무엇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구위를 갖춘 왼손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박진만 감독 눈도장 확실히 찍었다. 1군 스프링캠프에 신인을 데려가지 않는 기조다. 올해는 깼다. 배찬승을 비롯해 심재훈-차승준-함수호까지 네 명이나 왔다.
배찬승에 관해서는 호평 일색이다. 무엇보다 일정한 밸런스에서 공을 뿌린다. 안정적이다. 그런데 시속 150㎞ 이상 나온다. 구위가 된다.

열본프로야구(NPB) 명문 요미우리와 경기에 등판해 최고 시속 152㎞를 뿌리며 1이닝 무실점을 쐈다. 씩씩했다. 2일 KIA와 경기에서는 1이닝 3삼진 퍼펙트를 올렸다. 5-4 리드 상황에서 KIA의 기를 누르는 위력투다. 이날도 최고 구속은 시속 152㎞다.
경기 후 만난 배찬승은 “오늘은 마음이 드는 피칭이다. 내가 삼진을 많이 잡지 못했다. 오늘은 세 타자 모두 삼진 처리했다. 그 부분이 좋다.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계속 낮게 던지는 편이다. 강영식 코치님, 박희수 코치님께서 ‘높은 공을 던져야 타자들이 속는다’고 하셨다. 스트라이크도 잡을 수 있다. 오늘은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까지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미 박잔만 감독 마음에 쏙 들었다. “시범경기에서 지켜보려 한다. 왼손 불펜에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구위형 투수가 마땅히 없다. 배찬승이 실전 감각에 여유가 있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면, 구위로 봤을 때 무조건 필승조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찬승은 “오늘처럼 빡빡한 상황에 올라가서 승리를 지킬 수 있어 뿌듯하다. 기분 좋다. 대신 초반에 볼이 많았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비중을 높이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또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다. 결국 내가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 한다. 좋은 퍼포먼스 낼 수 있도록 몸 관리 잘하겠다. 1군에 올라가도 만족하지 않고 시즌 내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은 수줍다. 19살 소년 맞다. 대신 던지는 공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매력이 철철 넘친다.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뿌린다. 그 자체로 이미 놀랍다. ‘거물 루키’ 맞다. 삼성에 19살 루키 필승조가 뜬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