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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김진수(26·전북현대)의 가세로 왼쪽 측면 수비가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됐다.
김진수는 축구대표팀의 12월 울산 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번 엔트리가 다음해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비 명단의 성격을 띈다는 점에서 김진수의 가세는 의미가 크다. 오른쪽 측면 수비의 경우 이용(32·전북현대), 김문환(23·부산아이파크) 체제로 굳어졌지만 반대편은 김진수 때문에 경쟁 구도가 복잡해졌다.
김진수는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왼쪽 무릎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위해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으나 순조롭게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월드컵 출전도 불발됐다. 김진수는 6월 초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 10월 말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달 4일 울산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골을 넣기도 했다.
김진수의 최대 장점은 공수에 걸쳐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활기를 더한다는 점이다. 공격으로 나가면 적극적인 돌파와 연계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흔든다. 위협적인 롱 스로인은 그의 전매특허다. 수비 능력도 좋다. 대인마크에 장점이 있고, 끈기와 투쟁심도 갖추고 있다.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는 풀백이다. 신태용 감독 시절 주전으로 분류될 정도로 입지도 탄탄했다. 4년 전 아시안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경험도 있다.
김진수의 가세로 왼쪽 측면 수비는 최대 격전지가 됐다. 사실상 왼쪽 풀백 ‘올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11월 A매치를 통해 홍철(28·수원삼성)과 박주호(31·울산현대)가 벤투 감독의 테스트를 받았다. 두 선수는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왼쪽 사이드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홍철은 스피드가 좋고 예리한 킥을 보유하고 있다. 공격적인 면에서 강점이 있는데 지난 월드컵을 통해 수비력도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박주호는 독일 분데스리가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팀에 공헌하는 스타일이다. 공수 밸런스도 나쁘지 않다. 팀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세 선수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어 벤투 감독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상황이다.
아시안컵에는 총 23명이 갈 수 있다. 골키퍼 3명의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각 포지션에서 2배수를 선발한다. 왼쪽 사이드백 중에서는 2명만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지만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아직까지 측면에서만 활약했기 때문에 포지션 변경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세 명 중 두 명은 아랍에미리트로 가고, 나머지 한 명은 승선하기 어려워진다.
홍철과 박주호는 이미 벤투 감독에게 평가를 받았다. 반면 김진수는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다. 결국 김진수가 울산에서 어느 정도로 벤투 감독을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김진수는 시즌 막판 실전에 나서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극적으로 아시안컵에 가기 위해서는 원래 기량을 발휘해 벤투 감독 마음을 잡아야 한다. 반면 홍철, 박주호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긴장하고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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