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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경쟁이 다시 불을 뿜고 있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8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한 한국은 이제 월드컵 체제로 전환한다. 당면 과제는 아시안컵을 통해 도출된 문제점 해결이다. 득점력 부재 역시 그 중 하나다. 일본 J리그와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통해 주전 자리를 굳힌 황의조라는 골잡이가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전술에 따라 황의조를 대체하거나 혹은 함께 투톱 등으로 호흡을 맞출 자원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실제로 벤투호가 아시안컵 5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은 6개. 수치상으로는 최악이라고 할 순 없지만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팀들을 상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기록이 아니다.
와신상담하는 벤투호는 이제 3년 후 카타르를 바라보고 옥석 가리기를 시작한다. 변화의 바람이 예상되는 최전방 다툼에는 일찌감치 불이 붙었다.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이미 한 차례 경쟁을 벌였던 지동원(28·아우크스부르크)과 석현준(28·랭스)이 그 주인공이다. 아시안컵에서 부상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한 지동원은 절치부심 소속팀 복귀전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 3일(한국시간) 독일 분데스리가 20라운드 마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8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 선발 카드를 꺼내 들자마자 무승의 고리를 끊어냈다. 지동원은 최전방은 물론 2선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이날 경기에도 왼쪽 날개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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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에게 밀려 아시안컵 최종 명단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석현준도 훨훨 날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석현준은 지난 3일 강호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프랑스 리그1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후반 23분 교체 투입되며 한 달여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18초 만에 빠른 발을 이용한 공간 침투로 단독 찬스를 만들었고 이를 왼발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유럽 선수들 사이에서도 빛나는 강인한 신체 능력과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여전했다. 대표팀에서 상황에 따라 포스트 플레이어로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남은 시즌 이 기세를 이어가 꾸준함만 증명한다면 벤투호에서 비중있는 구실을 떠맡을 수 있다.
daerye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