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인터뷰
독일 보훔 미드필더 이청용이 지난해 11월 2018~2019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 12라운드 그로이터 퓌르트 원정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한 뒤 웃고 있다. 퓌르트 | 정재은통신원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이청용(31·보훔)의 기세가 무섭다. 날개 자리를 떠났지만 경기력에는 날개를 달았다.

이청용은 2018~201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2 보훔으로 이적하면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이청용은 포지션 변경 후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훨훨 날고 있다. 이청용은 지난 9일(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루르슈타디온에서 열린 2018~2019 독일 분데스리가2 21라운드 파더보른과의 홈 경기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팀은 1-2로 졌지만 이청용은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이청용은 이날 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패스를 뜻하는 ‘키 패스’만 5개를 기록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소임을 완벽히 수행한 그는 평점 역시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6.9점을 받았다.

이청용에게 익숙한 포지션은 윙어다. FC서울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을 때는 물론 잉글랜드 볼턴 원더러스로 적을 옮긴 후에도 꾸준히 오른쪽 측면을 누볐다. 대표팀에서도 붙박이 윙어로 뛰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소화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한 후였다. 하지만 출전 기회 자체를 많이 부여받지 못해 유의미한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보훔에서는 완벽히 중앙에 정착했다.

전략적인 변신이었다. 지난 2011년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은 이청용은 회복 후 장점 중 하나였던 폭발적인 스피드를 100% 활용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나이도 30대로 접어들면서 플레이 스타일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를 눈여겨본 새 소속팀 보훔의 로빈 두트 감독이 택한 이청용 활용 방안은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창의적인 패스와 빠른 공격 전개 능력을 갖춘 이청용에게는 딱 맞는 옷이었다. 기술이 좋고, 밀집 수비 사이에서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청용에게 꽤 어울리는 자리가 됐다. 측면에서 오랜 기간 뛴 경험도 자신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때에 따라 윙어로 기용되기도 하고 중앙으로 출전했을 때에도 상황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모두 누비면서 자유롭게 공격 물꼬를 트는 ‘프리 롤’을 부여받는다. 새 포지션에서 다재다능함까지 갖추게 된 이청용은 남은 시즌 보훔의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구실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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