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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진짜 프로 선수들에게 배우는 거니까 뭔가 다른 것 같아요. 재미도 있었어요.”
24일 오전 부산 경남여고 체육관은 북적였다. 여름방학 기간이라 학교는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체육관만은 운동하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부산 기장에서 열린 2019 부산 섬머 매치에 참가한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 선수들이 경남여고와 남성여고 배구부 선수들을 가르치는 소리였다. 이들은 21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진 섬머 매치를 통해 부산의 배구 팬을 만나는 동시에 지역 유망주들을 직접 교육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은 일일이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 등을 가르치며 프로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교육 막판에는 학생들이 선수들과 한 팀을 이뤄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같은 날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동공서를 방문해 동성과 성지고의 남자 선수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실시했다.
부산은 V리그 연고팀이 없는 배구의 불모지다. 선수들은 직접 경기를 볼 기회도 잡기 어렵다. 부산에서 제일 가까운 배구팀은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인데 그마저도 차로 2시간 이상 가야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 있는 선수들이 프로남자선수들에게 개인적인 가르침을 받는 게 흔한 기회는 아니다. 경남여고 3학년 김유경은 “부산 근처에는 프로팀이 없어 프로배구를 보러 가는 게 어렵다. 가까워야 김천인데 이렇게 직접 만나 배워 기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안예림도 “기장체육관에 경기를 보러 갔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처음 본다. 너무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10대 여학생답게 두 학교 선수들은 클리닉이 종료된 후 종이와 유니폼 등에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으며 이 순간을 기억 속에 남겼다. 선수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추억까지 선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부산에서의 시간은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후배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줬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기분 전환도 했다. 한국전력 최홍석은 “서머 매치를 기획한 대로 잘 진행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선수들도 재미있고 좋은 경험이 됐다. 팬 분들이 정말 좋아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선수들도 더 열심히 했다. 오전 배구 클리닉에서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다들 열심히 해줘서 좋았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