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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역투 하던 상대 선발투수를 핀치로 몰아넣고도 경험 부족으로 기세를 살려줬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해 여유가 생긴 LA다저스 얘기다.
다저스는 15일(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6회까지 단 1안타로 끌려갔다. 부진 회복을 선언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선발로 나서 화끈한 타력지원이 필요한 경기이기도 했다. 상대가 사이영상 2연패에 도전하는 제이콥 디그롬(31)을 선발로 내세운 터라 여러모로 눈길이 모이는 경기였다.
디그롬은 다저스 강타선을 상대로 99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6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2회초 선두타자인 코디 벨린전에게 우전안타, 1사 2루에서 A.J 폴락에게 사구를 각각 내준 이후부터 7회 2사까지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호투하던 디그롬은 6회초 류현진과 작 피더슨을 상대하면서 투구수 70개가 넘어가자 포심 구위가 경기 초반만 못한 게 눈에 보일 정도로 급격히 떨어졌다. 중심타선이 차례로 나서는 7회가 최대 승부처로 보인 이유였다.
맷 비티에게 포심 두 개를 잇따라 던진 디그롬은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구사해 2루수 땅볼을 잡아낸 뒤 2사 1, 2루 가빈 럭스에게 3구째 포심을 던질 때까지 빠른 공을 철저히 감췄다. 벨린저와 시거에게는 체인지업만 8개를 던져 1루 땅볼과 중전 안타를 각각 내줬다. 폴락에게도 슬라이더 두 개를 잇따라 던져 좌전안타를 허용하는 등 이전보다 구위가 떨어진 게 눈에 띄었다.
선취점을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다저스는 그러나 루키인 럭스에게 타석을 맡겼고, 스윙을 시작한 뒤 상체가 일어서는 약점을 가진 럭스는 체인지업에 크게 헛스윙하며 허무하게 돌아섰다. 상대 에이스를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큰 스윙으로 일관하다 날려버린 것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다저스가 한 번 더 되짚어봐야 하는 장면이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