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유망주 부자’에게도 고민거리가 있다.
대구FC는 K리그 구단 가운데 유난히 수준급 영건들이 많은 팀이다. 지난시즌만 해도 경기마다 18명 선수 명단의 20~30%가 22세 이하 선수로 구성될 정도로 어린 선수들이 전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구는 2020시즌을 앞두고 알찬 전력보강을 했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공격수 데얀을 필두로 수비수 김재우와 황태현, 미드필더 이진현까지 합류했다. 약점으로 드러난 최전방과 오른쪽 측면 수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구는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상위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최고 성적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새 시즌에는 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이 걸린 3위권 입성은 물론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가겠다는 야심에 가득차 있다. 지난시즌 보여준 조직력에 새 얼굴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변수가 한 가지 있다. 바로 2020도쿄올림픽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1월 태국에서 막을 내린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겸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이 대회의 최종엔트리 23명 가운데 대구 소속이 무려 4명이나 포진됐다. 공격수 김대원, 미드필더 정승원, 수비수 정태욱(이상 23)과 함께 대회 기간에 부천에서 대구로 이적한 수비수 김재우(22)까지 합세했다.
도쿄행을 노리고 있는 이들은 이미 대구의 주력 멤버로 평가받고 있다. 김대원, 정승원, 정태욱의 경우 지난시즌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들뿐만 아니라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이룬 ‘정정용호’의 주장을 맡았던 황태현도 올림픽대표팀 후보군으로 꼽힌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따르면 하계올림픽의 경우 대표팀 선수는 개막일 30일 전부터 소집이 가능하다. 다만 개막 20일 전까지는 소속팀 경기에 출전을 허용해야한다. 도쿄올림픽은 예정대로 열린다면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개최된다. 이 기간에 K리그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축구 종목의 경우 일정이 길기 때문에 첫 경기를 올림픽 개막 이전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올림픽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K리그 선수들은 최대 6~7경기 정도 소속팀 경기에 참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 소속 영건 가운데 몇 명이 올림픽 최종엔트리에 승선할지는 지켜봐야한다. 성적을 떠나 큰 대회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수와 구단에게 반가운 일이다. 한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대구에게 도쿄올림픽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는 여름이 돼야 알 수 있을 듯하다.
doku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