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그 정도 규모를 고려했다면 진작 공문이 왔을 것.”

박성균 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지원팀장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좌초 위기에 몰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가 감염 우려가 적은 특정 국가에서 ‘월드컵 형태’로 조별리그부터 녹아웃 토너먼트까지 열릴 수 있다는 중국 언론 보도에 고개를 저었다. 박 팀장은 13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그 정도(월드컵 형태) 콘셉트로 대회를 하려면 미리 각 리그 사무국에 연락을 강구해 처리해야 할 사안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AFC로부터 최근 어떠한 얘기도 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AFC는 막대한 중계권료 수입 등과 맞물린 ACL과 관련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올 시즌 대회를 마치려고 한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최근 AFC가 지난 2월 열린 조별리그 일부 경기를 모두 취소하고 ‘제3 장소’에서 각 조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닌 단일 라운드 로빈으로 경기를 치른 뒤 8강, 4강, 결승전을 단판 대결로 치르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는 그러면서 오는 8월을 재개 시기로 언급했다. AFC에 여러 후원 기업을 보유한 중국 내에서 나온 얘기여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AFC 사정을 잘 아는 다수 관계자는 “기존 경기를 취소하고 새로 대회를 연다는 건 성립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가짜뉴스로 보인다”고 말했다. K리그만 봐도 ACL 참가 팀인 전북(1무1패)과 울산(1무). 서울(1승), 수원(2패)은 나란히 조별리그를 1~2경기 소화한 상태다.

AFC는 앞서 지난 2월 코로나19 근원지인 중국 클럽이 속한 경기만 4~5월로 미뤘지만, 전 세계가 코로나19 여파에 휘청거리면서 조별리그 3~6라운드 일정을 5월 이후로 연기했다. 이후 동, 서아시아 국가의 코로나19 피해 상황과 대응 지침이 달라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다. 동아시아만 하더라도 K리그는 코로나19를 딛고 지난 8일 개막하며 정상화의 디딤돌을 놓았지만 이웃 나라 일본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는 구성원 내 확진자 발생으로 축구 시계가 멈춰서 있다. AFC는 지난달 14일 가맹국 리그 사무국에 공문을 보내 5~6월 모든 경기도 무기한 연기한다면서 향후 추가 공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달 가까이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AFC는 8월2일 전에 조별리그를 모두 소화하면 하반기로 이어지는 토너먼트 일정을 소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아시아권 국가의 사정이 각양각색이어서 플랜B를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ACL 방향성을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내부에서는 동, 서아시아가 조별리그는 (일정이 다르더라도) 권역별 사정에 맞춰 마무리를 짓고 토너먼트는 단판 대결로 축소해서 어떻게 해서든 끝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