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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어려움에 처했지만 팀의 리더로서 밝은 미소를 유지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재치있는 멘트를 건네며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격려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5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 2회초 나지완과 박찬호의 충돌을 돌아봤다. 당시 둘은 플라이볼을 잡는 과정에서 제대로 사인을 교환하지 못해 아찔한 순간을 만들었다. 박찬호가 충돌 후 타구를 처리해 1루 주자 김민성의 3루 태그아웃을 유도했으나 나지완은 3회초를 앞두고 교체되고 말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다행히 나지완은 괜찮다. 전날 부상 방지 차원에서 교체했고 이날 제대로 나올 수 있다”며 “사실 나도 놀랐다. 박찬호보다 나지완이 덩치가 큰데 충격은 나지환이 더 받았다. 라이트급 박찬호가 헤비웨이트급 나지완을 이긴 날”이라고 미소지었다. 프로필상 박찬호는 72㎏, 나지완은 105㎏다. 윌리엄스 감독의 말대로 복싱으로 보면 라이트급과 헤비웨이트급 체급 차이다.
그런데 나지완과 박찬호는 최근 몸무게 만큼이나 타선에서 비중 차이도 크다. 특히 나지완은 3할 타율을 유지하며 5번 타순에서 해결사 구실을 하고 있다. 중심타선 의존도가 높은 KIA 입장에서 전날 나지완의 조기 이탈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나지완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적시 2루타를 날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반면 박찬호는 최근 10경기 타율 0.156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상승세를 올시즌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은 박찬호를 감싸안으며 재도약을 기다렸다. 그는 “전날 경기 후 박찬호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일단 이날은 라인업에서 빠진다”며 “시즌을 보내다보면 정신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나지완과 충돌 후 통증이 심하지는 않지만 휴식을 주기로 했다”며 박찬호가 분위기 전환을 통해 다시 일어서기를 기대했다. 이날 KIA는 박찬호 대신 김규성을 유격수로 선발 출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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