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문가는 “100마일 투수가 없다”며 투수의 스피드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또다른 이는 스트라이크를 못 던진다며 투수의 제구력이 문제라고 한다.

WBC 탈락 이후, 시즌 개막이 코앞인데 여전히 논쟁중인 화두다. 사실 이 내용은 오래된 난제다.

해결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자가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해야 한다. 아마야구에서 나무가 아닌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하면 투수의 문제까지 해결 된다는 게 내 판단이다.

국내에서 고교 투수들이 140km대 중후반의 공을 던지면, 타자의 나무 배트를 이겨낸다. 이런 투수들은 컨트롤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 정도 구위면 버틸만 하기 때문이다.

정작 문제는 프로에 와서 발생한다. ‘실패 없이 성공도 없다’는 말처럼, 타자에게 시달리며 극복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투수는 프로에서 적응하기 힘들다.

아마에서 그 과정이 생략된 채 프로에 입문하면 난타 당할 수밖에 없다. 이미 겪었어야 하는 시행착오를 아마가 아닌 프로에서 경험한다는 건,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손해다.

만약 고교타자들이 미국과 일본처럼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했다면, 지금과는 양상이 달랐을거다. 투수들은 아마시절부터 타자를 이겨내기 위해 스피드와 제구를 모두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했을게 틀림없다.

알루미늄 배트를 상대할 때, 투수는 150km대 강속구를 던져도 얻어맞는다. 제구가 안되면 난타 당하기 마련이다. 우리보다 선진야구를 하는 미·일에서 아마선수들이 알루미늄 배트를 쓰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 착각하는 게 하나 있다. 서두에 언급한 화두인데, 스피드와 제구는 ‘따로따로’가 아니다. 둘 중에 무엇이 우선인지를 따지는 건 구시대적이다. 진작 버려야 마땅한 주제다.

이유가 있다. 지금은 제구가 되는 강속구가 당연한 목표점이다. 빠른공의 마지노선이 10년 전에 90마일이었다면 지금은 100마일 투수가 우후죽순이다. 여기에 제구도 필수다.

WBC에서 확인했지만, 우리와 같은 아시아계 일본 투수들은 160km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제구가 됐다. 우리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게 세계적 흐름이다.

타자도 바뀌었다. 강하고 정확하게 친다. 일본 대표팀의 경우, 테이블세터도 풀스윙 하는 모습에 사뭇 놀랐다. 일본이 스몰볼을 한다는 건, 과거의 모습이다.

야구의 메인스트림은 빅볼이고 일본은 이미 편승했으며 우린 뒤떨어졌다. 인정해야할 부분이다.

그런데 우리의 실패는 선수의 실패가 아니다. 눈앞만 보고 시스템을 급조하는 협회, 수박 겉핥기식 대책을 만드는 야구관계자들의 실패다.

선수들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구조를 세우는 협회와 수뇌부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반복하며 혼란만 가중한다.

실패를 최소화 해야할 이들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우리 야구는 제자리걸음이다. 지도를 받쳐줄 시스템도 부실하긴 마찬가지다.

알루미늄 배트의 반발력이 문제라는 일부 의견에 대해선, 배트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는 미·일 사례를 보고 배우면 된다. 이들은 오랜기간 여러 테스트를 거쳐 기준을 만들었다.

우리는 2023 WBC를 통해 한국야구의 민낯을 봤다. 이또한 과정이긴 하지만, 해결 못할 것은 없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다. 알루미늄 배트를 도입하는 게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저니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