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우승 멤버 그대로 가고 싶었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그렇다. 누구는 웃지만, 누구는 또 아쉽다. 장현식(29) 이적에 LG 선수들은 환호했다. KIA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도영(21)이라고 다를 리 없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이 대만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대만 예선라운드를 통과해 반드시 도쿄 슈퍼라운드로 간다는 각오다.
그사이 한국에서는 FA 시장이 뜨겁다. 400억원 넘는 돈이 풀렸다. 그리고 2024시즌 통합우승을 일군 KIA에 전력 누수가 생겼다. 장현식이 LG와 4년 52억원에 계약하며 떠났다. 심지어 전액 보장 계약이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LG가 ‘시원하게’ 쐈다. 사실 시작부터 장현식에 관심을 보인 구단이다. KIA도 잡고 싶었고, 삼성도 데려오고 싶었다. 경쟁이 붙었다. 최후의 승자는 LG가 됐다.
KIA에게는 큰 출혈이다. 2024년 정규시즌 75경기 75.1이닝,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만든 선수다. 시즌 절반 이상 출전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다섯 경기 전부 나섰다. 5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0이다.
이 정도 선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당연히 보내는 마음도 아쉽다. 김도영도 대표팀에 있으면서 장현식 소식을 들었다.
김도영은 “여기서 형 이적과 관련해 KIA 선수들과 특별히 나눈 얘기는 없다”면서도 “나는 올해 우승 멤버 그대로 계속 가고 싶었다. 그 마음이 컸다. (장)현식이 형이 빠져서 아쉽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이 이적했지만, 그래도 우리 팀은 남은 선수들이 또 좋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다음 시즌 현식이 형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 형이 거액 계약한 것도 있지만, 선배니까 만나면 밥 사주시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마음은 아쉽지만, 눈앞에 현실은 또 현실이다. 대표팀이 먼저다. 국내 훈련과 평가전에서는 감이 썩 좋지는 않았다. 대만 넘어와서 다시 올라왔다. 12일 공식 훈련 때도 홈런 타구를 잇달아 만들었다.
김도영은 “대만 와서 감은 조금 괜찮아졌다. 계속 이 감을 유지하려고 배팅 칠 때도 강하게 치고 있다. 타이베이돔이 타구가 더 잘나가는 느낌이다. 수비하기도 괜찮다. 내 스타일대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