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메가(정관장)는 아시아쿼터 도입의 긍정적 효과를 엿보게 하는 선수다.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는 지난시즌에 이어 이번시즌에도 팀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22일에 현대건설과의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도 53.85%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38득점을 기록하며 정관장의 세트스코어 3-2 승리 및 12연승을 이끌었다.
메가는 이번시즌 총 538득점, 경기당 평균 25.6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 공격성공률은 47.84%로 높다. 득점 순위에서는 빅토리아(IBK기업은행), 실바(GS칼텍스)에 이어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팀 합류가 늦어진 관계로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지만 2라운드를 지난 시점부터는 압도적인 활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메가는 국내, 외국인, 아시아쿼터 등을 통틀어도 의심의 여지 없이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선수다. 그런데 연봉은 15만달러(약 2억1500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V리그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선수 수급에 애를 먹으면서 선수 ‘품귀 현상’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 자유계약(FA) 시장이 열릴 때마다 각 구단은 과도한 지출을 하게 된다.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도 있지만, 대다수 관계자가 ‘거품’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아시아쿼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정관장만 해도 다른 팀에 비해 지난 FA 시장에서 많은 돈을 쓰지 않았지만 효율적인 운영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희진 감독이 메가를 뽑은 것을 두고 ‘행운’이라며 웃는 이유다.
메가뿐 아니라 장위(페퍼저축은행), 피치(흥국생명), 위파위(현대건설), 타나차(한국도로공사), 천신통(IBK기업은행) 등 여자부 다른 팀의 아시아쿼터도 국내 선수와 비교할 때 우수한 기량을 자랑한다. 남자부에서도 알리(우리카드), 파즐리(삼성화재), 신펑(현대캐피탈), 야마토(한국전력) 등이 가성비 넘치는 활약을 보인다.
아시아쿼터 도입 3년 차가 되는 다음시즌에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배구연맹은 다음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화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직접 오프라인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선수도 선발이 가능해지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장에서는 아시아쿼터를 한 명 더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기량은 오히려 나은 선수를 뽑으면 인플레이션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2년 차에 접어든 이번시즌을 보면 이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