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기회가 오면 잡겠습니다.”

유일한 프리에이전트(FA) 미계약자 문성현(34)이 독립리그 마운드에 섰다. 긴 공백 끝에 다시 시작했다. 목표는 프로 무대 복귀다.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는다. FA 계약 끈을 놓지 않는다.

화성 코리요 독립구단 유니폼을 새롭게 입었다. 문성현은 지난 9일 화성 비봉야구장에서 열린 수원 파인이그스전 불펜 등판했다. 1이닝 무실점. 투구수 16개를 기록했다. 지난시즌 이후 7개월 만에 실전 투구다.

문성현은 “오랜만의 경기라 집중하려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표정과 몸짓에서 절실함이 묻어났다.

속구 구속은 시속 143~144㎞. 속구 중심의 투구였다. 그는 “현재 컨디션이 90% 정도다. 다음 경기부터 변화구 비중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문성현은 지난 2010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15시즌 동안 히어로즈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통산 280경기 25승 37패 18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엔 팀의 마무리 역할도 수행했다. 13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들어 흔들렸다. 평균자책점 6.57로 부진했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시장에 나왔다. 계약 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고 있다.

원소속팀 키움에 서운할 수도 있을 터. 문성현은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되돌아봤다. “냉정히 보면, 지난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라고 인정했다.

무관중 경기장. 익숙하지 않은 환경. 하지만 문성현의 표정은 진지했다. 가족이 가장 큰 이유다. “이맘때면 항상 야구장에 있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집에 있다.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KBO리그의 여름은 ‘불펜 보강’의 시기다.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투수진의 체력 소모는 커진다. 불펜진의 깊이는 곧 팀 경쟁력과 직결된다. 문성현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안주하지 않는다. 꾸준히 준비할 뿐이다. 그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당장이라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겠다. 기회가 오면 꼭 잡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