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극장가가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12월 계엄에 이어 4월까지 약 5개월간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뚝 끊겼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200만 관객을 넘긴 영화가 ‘미키17’(296만 명)과 ‘히트맨2’(254만 명) ‘승부’(200만 명)에 불과할 정도로 침체기다. 지난해 4월 개봉한 ‘범죄도시4’ 이후 천만 영화가 1년째 없는 상황이다.

소재의 다양성을 갖춘 넷플릭스 등 OTT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진 못한 탓도 있다. 상반기를 강타한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비롯해 ‘중증외상센터’ ‘악연’ 등에 비해 영화 파급력이 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국내 박스오피스 총관객 수는 1억 2312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 2019년(2억 2668만 명)과 비교하면 관객 수는 무려 45.6% 감소한 수치다.

내달 초 황금연휴 공략이 분수령이다. 지난 16일 개봉한 ‘야당’의 흥행세가 심상찮다. 개봉 6일 만에 86만 관객 돌파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마약 범죄를 다룬 ‘야당’은 브로커 야당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마약판 ‘내부자들’이란 별명이 붙었다. 900만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 작품이다. CGV 골든 에그지수 역시 똑같이 97%를 달성, 청소년 관람 불가에도 실관람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입증하고 있다.

바둑 국수 조훈현과 제자 이창호의 대결을 다룬 이병헌 주연의 ‘승부’(3월26일 개봉)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200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극장 관계자는 “정적인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몰입감 있는 연출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면서도 “바둑이라는 소재가 젊은 층의 벽을 넘지 못했다. 탄핵 정국까지 겹쳐 아쉬운 스코어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 때문에 긴 연휴를 겨냥해 오는 30일 개봉하는 ‘파과’ ‘썬더볼츠*’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에 관심이 쏠린다. ‘파과’에선 첫 액션 영화에 도전한 60대 이혜영의 카리스마 넘치는 파격적인 변신이 관객의 시선을 끌 전망이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한 데 해외 매체에서도 “60대 주인공 캐릭터는 영화계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인상적”(스크린데일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세상을 배경으로 하는 마블의 첫 썬더볼츠 실사 작품이다. 어벤져스(Avengers)가 마블 코믹스의 대표적인 슈퍼 히어로 팀이라면 이들은 제3의 세력에 가까워 관객들에게 한 단계 아래인 팀 단위 액션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거룩한 밤’은 마동석의 첫 오컬트 영화다. 비수기인 봄을 개봉 시기로 택했다. ‘범죄도시’ 2, 3, 4시리즈 모두 4~5월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데 따른 것이다.

톰 크루즈의 내한도 기다리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딩’(5월17일 개봉)은 톰 크루즈가 12번째 방한하며 한국 팬들 환대를 받을 전망이다. 북미보다 6일이나 앞서 개봉하는 것도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반영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두 영화 모두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았다. 롯데 관계자는 “큰 기대를 하는 영화다. 관객들이 5월 황금연휴 기간에 마동석의 영화로 한껏 웃었으면 한다”며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도 온라인에서도 기대가 많은 편이다. 극장의 빵빵한 음향으로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