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프로축구 선수 출신 강지용(향년 35세)이 지난 22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지난해 태어난 딸이 있다.

최근 방송을 통해 가정 내 갈등과 생활고를 공개했던 그였기에, 그의 비보는 사회 전반에 적잖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가수 권은비의 사촌으로도 알려진 강지용은 2009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며 프로무대에 데뷔한 뒤, 부산 아이파크, 부천FC, 강원FC, 인천 유나이티드 등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다.

2022년 K3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후에는 충남의 한 화학 물질 제조 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올해 2월, 그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에 출연해 아내와의 갈등, 금전 문제, 정신적 고통을 공개했다.

방송에서 그는 “군대 가기 전까지 통장을 부모님께 맡겼고, 그로 인해 아내와 갈등이 깊어졌다”며 “자다가 죽는 게 소원일 만큼 삶이 버겁다”고 토로했다.

방송 당시 강지용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수차례 했고, 아내는 그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방송 내용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그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방송 이후 강지용 부부의 클립 영상은 현재 JTBC 측에 의해 비공개 처리됐으며, 방송사는 “고인과 유족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담 전문가 이호선 교수는 생전 방송에서 “남편은 돈으로서 이미 효도를 다 한 사람이다. 잊는 게 편하다”고 조언한 바 있으나, 그의 내면의 고통은 결국 해소되지 못했다.

이어 강지용의 비보에 이 교수는 “뜨겁고 치열하게 산 그리고 착하게 살다가 안타깝게 떠난 이를 추모합니다. 남은 가족을 위해 기도합니다. 눈물의 끝에 희망을 기도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부천FC는 “2016년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했던 강지용 선수를 기억한다”며 애도했고, 그가 몸담았던 포항, 부산, 인천, 강원, 김포, 천안 등도 공식 SNS를 통해 추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검은 배경에 고인의 현역 시절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게재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인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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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