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1. 따뜻한 손을 내민 추민하(안은진)

3화에서는 추민하(안은진 분)가 등장해 오이영의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았다. 구도원(정준원 분)의 부탁을 받고 오이영을 찾아간 추민하는, 툭툭 던지는 말들 속에 따뜻한 진심을 숨겼다. 별것 아닌 부탁처럼 내민 종이 한 장은 사실 오이영이 병원을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2. 여전한 카리스마, 김준완(정경호)

4화에서는 김준완(정경호 분)이 흉부외과장으로 깜짝 등장했다. 종로율제병원으로 산전 협진을 온 그는, 오이영과 구도원을 향해 특유의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짧은 한마디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3. 변함없는 키다리 아저씨, 안정원(유연석)

5화에서는 안정원(유연석 분)이 소아외과 교수로 돌아왔다. 짧은 장면이었지만, 그의 등장은 여전히 든든했다. 임종을 앞둔 아이 곁을 지키는 안정원은 말보다 눈빛으로 위로를 건넸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 세계관 팬들에게 숨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짧지만 강렬한 이들의 등장은 화면을 환기시키고 시청자들의 깊은 향수를 자극했다. 덕분에 초반 시청률도 꾸준히 상승했다.

‘언슬전’은 방영 이후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1회 3.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시청률은 4회 5.1%, 6회 5.5%까지 상승했다.

‘언슬전’의 힘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작은 삶을 꿰뚫는 섬세함에 있다. ‘언슬전’은 자극적 사건이나 화려한 반전 없이 전공의들의 일상과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대표적인 사례는 엄재일(강유석 분)의 서사다. 선배 레지던트로부터 따끔한 충고를 받은 엄재일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초음파 검사를 자발적으로 참관하며 지식을 쌓기 시작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도, 씻지도 못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버틴다. 결국 임신부의 미세한 응급 신호를 정확히 포착해내며 한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한다.

신생아실 앞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탯줄을 잘라낸 아기를 바라보는 엄재일의 눈빛은 성장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 과정은 만년 꼴찌였던 한 전공의가 자신만의 속도로 단단해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포착했다.

‘언슬전’은 이처럼 실패하고 부딪히는 과정을 숨기지 않는다. 실패를 미화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통해 서서히 단단해지는 전공의들의 모습을 통해 화려하지 않지만 뭉클한 성장 서사를 완성한다.

‘언슬전’은 ‘슬의생’에서 검증된 감동 공식을 효과적으로 이식했다. ‘슬의생’이 선보였던 따뜻한 인간 군상과 일상 속 작은 기적의 서사는 스핀오프인 ‘언슬전’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언슬전’이 주는 위로는 아주 단순하다. 꼴찌라도 괜찮고,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 하루를 견디고 조금씩 나아가면서 우리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다.

진정성으로 무장한 ‘언슬전’은 빠른 속도나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앞으로 ‘언슬전’이 어떤 성장의 장면들을 펼쳐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