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반항아 막내
아이돌→뮤지컬 배우, 일상까지 바꾼 연기 열정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아이돌을 뛰어넘어 뮤지컬 배우로서 탄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후이(펜타곤), 종형(DKZ), 재한(OMEGA X)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밝혔다. 온전히 맡은 배역에 스며들기 위해 작은 습관까지 바꾸면서 일상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후이, 종형, 재한은 29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동현’ 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사랑은 비를 타고’는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형제애’와 ‘가족애’라는 보편적 서사를 따뜻하게 그려낸다.
이들이 연기하는 ‘동현’은 마흔이 되도록 가족을 책임지는 형 ‘동욱’을 뒤로하고 가출했다가 7년 만에 돌아온 ‘금쪽이’다. 누구나 돌아올 집이 있다고 하지만, 가족에게 남긴 상처보다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반항아다. 하지만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결국 자신이 치유받는다.

뮤지컬계에서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는 데엔 부정적인 시각도 따른다.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결국 결과물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
가수로서 무대에서 보여준 강렬한 퍼포먼스와는 완전히 다른 연기를 펼쳐야 한다. 노우성 연출은 ‘동현’에 대해 “작은 무대에서는 그 인물이 될 수 있는 내면이 중요하다. 안되면 다 거짓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의 ‘동현’들은 치열하게 연습했다. 비록 기술이 아직 덜 영글어서 세련된 맛은 적지만, 연습하면서 각자의 ‘동현’이 충분히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극 중 ‘동현’은 날아차기를 유발하는 ‘금쪽이’다. 막내라고 무조건 이해하기엔 너무도 얄밉다. 잘 한 것도 없으면서 아가페적 사랑으로 자신을 보듬어주는 형·누나에게 막말도 서슴치 않는다. 세 배우는 완벽한 ‘동현’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다. 일상을 바꿀 정도로 하나하나 섬세하게 연구했다.
먼저 후이는 평소 깔끔한 성격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더러움’에 익숙해지려고 변화를 시도했다. 그는 “집 청소도 안 해보고 연습 갈 때 머리카락도 안 감아봤다. 일부러 찢어진 옷도 샀다. 하지만 연기라는 게 일차원적으로 화를 낸다고 해도 그 안에 많은 감정이 녹아드는 것”이라며 “복합적인 부분들을 형님들께서 디테일하게 말씀해주시고 같이 연구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재한은 “‘동현’이라는 역할을 잘 소화하기 위해 생각과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동현’이들끼리 얘기를 많이 하면서 인물을 연기하려 하기보다 스며들어 보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선배·동료들과도 좋은 시간이었듯 관객들도 기대를 많이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종현은 “‘동현’이 되기 위해 며칠 면도를 하지 않았다. 평소 앉을 때도 대충 풀어져서 앉아봤다. 양말을 걸어가서 빨래통에 넣는데, ‘동현’이라면 어떻게 할까 상상하며 던져도 봤다”고 했다.
‘뮤지컬계의 인큐베이터’라고 불리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이들이 선보일 30주년 ‘동현’의 모습은 오늘(29일)부터 7월13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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