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목포=원성윤 기자] 호남을 대표하는 항구의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목포가 이름에 오른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이난영의 노래가 구전되며 전해진 게 크다.

‘목포의 눈물’(1935)에는 “부두의 새악시/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이라고 한탄했다. 특히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라는 가사가 임진왜란을 떠올린다며 조선총독부가 문제삼자 “삼백련 원안풍은”으로 바꿔서 발음이 비슷하게 들리도록 바꾼 일화가 있을 정도다. 과거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응원가로 쓰이기도 했다. 호남의 서러움이 반영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포는 항구다’(1942)에도 이런 슬픈 한(恨)은 그치지 않았다. “영산강 안갯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갈매기 우는/ 그리운 내 고향/ 목포는 항구다.”

목포를 상징하는 ‘갓바위’는 영산강과 삼학도 사이에 끼어있다. 강이지만, 바닷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길목의 포구’ 목포라는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화산지형이 바다를 만나고, 풍화 침식 작용을 거쳐 탄생한 갓바위다. 부딪히고 깨지며 아름답게 탄생한 목포의 지난 세월을 웅변하는 듯했다.

삼학도는 눈물 대신 해양의 보고(寶庫)로 자리매김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옆 자리한 어린이바다과학관은 해양생태계를 재밌게 살펴볼 수 있는 유익한 곳이다. ‘VR바다상상홀’에는 직접 잠수정을 타고 해저를 다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VR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실제 바다와 유사한 곳을 다니며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어 주말에는 관광객이 빼곡하다.

‘얕은 바다 전시관’은 바다 표층에서 수심 200m 내외의 바다로 빛이 들어오는 컨셉으로 꾸몄다. 조력, 파력 등 무한한 바다 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바다 환경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아직 밀물과 썰물(조수간만의 차)의 생성 원인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전기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시가지인 중앙광장에 오면 목포가 자랑하는 대표적 명소 ‘춤추는 바다분수’가 있다. 저녁이 되자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데크에 앉아 분수쇼를 감상했다. “목포를 대표하는 가수,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을 보내드립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면서 분수쇼가 시작됐다. 자연적 특징과 지역 출신 연예인을 녹여 이렇게 홍보할 수 있다는 점은 목포가 가진 힘을 브랜드 파워를 보여준다.

단순한 분수쇼에 그치지 않는다. 사연 신청 코너도 있다. 레이저를 공중으로 쏴 이벤트, 프러포즈까지 할 수 있게 했다. 워터스크린을 이용한 영상과 분수연출을 함께한 영상쇼는 전매특허다. 세계 최초 부유식 바다음악분수라는 점도 자랑거리다. 수반길이 150m, 높이 13.5m 최대분사 높이 70m다. 규모면에서도 작지 않은 곳이다.

목포 중앙광장 맛집에서 낙지 탕탕이, 호롱이 등을 배불리 먹고 나와 산책하기 그만인 곳이다. 신청곡이나 사연을 홈페이지에 미리 신청하시면 분수공연 전 안내방송과 자막을 이용하여 연출해준다. 깜짝 이벤트를 연출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목포엔 눈물 대신 웃음이 가득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