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연출, 7년 만의 복귀작…대중성·실험성 ‘두 마리 토끼’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부자, 사도세자vs영조

진호·신은총·김찬호 등 출연…9월5 백암아트홀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마초’ 색깔이 짙은 뮤지컬 ‘쉐도우’가 9월 처음 관객과 마주한다.

올해 초연 무대에 오르는 ‘쉐도우’는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부자인 사도세자와 영조의 뒤얽힌 사건 ‘임오화변’을 모티브로, 2인극의 심리 밀도와 록 뮤지컬의 강렬한 사운드, 타임루프 판타지 구조를 결합해 재구성한 창작 뮤지컬이다.

작품의 연출과 기획에 김현준이 나섰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뮤지컬 ‘컴포트 우먼(COMFORT WOMEN)’으로 아시아 국적 연출가 최초로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 이어 2019 브로드웨이월드 LA 어워즈 작품상, 연출상, 여우주연상 등 3관왕을 수상한 젊은 창작자다. ‘쉐도우’에서는 역사극의 깊이와 현대적 서사, 콘서트형 사운드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대중성과 실험성을 겸비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7년 만에 선보이는 김 연출의 국내 복귀작으로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숏폼 뮤지컬 콘텐츠 ‘모지컬’로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 허재인 작가와 브로드웨이 작곡가이자 조너선 라슨 그랜트 수상자인 앤디 로닌슨이 의기투합한다.

‘쉐도우’는 뉴욕 워크숍을 포함해 3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디벨롭해온 작품이다. 지난 3월 쇼케이스를 통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당시 감각적인 연출과 치밀한 서사, 착붙 싱크로율을 자랑한 배우들의 열연, 피아노·기타·베이스·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라이브 밴드의 역동적인 록 음악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무대로 전석 매진과 함께 뜨거운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쉐도우’의 첫 장을 펼칠 6명의 배우도 공개됐다. 현실을 부정하고 환상의 세계에 머물고 싶어 하는 괴짜 같은 조선의 왕자 ‘사도’ 역에는 진호(펜타곤), 신은총, 조용휘가 캐스팅됐다. 제 아들을 뒤주에 가둔 비정한 아버지이자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뒤바뀐 운명으로 아들과 다시 마주하게 되는 조선의 왕 ‘영조’ 역에는 한지상, 박민성, 김찬호가 이름을 올렸다.

김 연출은 “‘쉐도우’는 역사를 바라보는 전형적인 틀을 살짝 비틀고, 그 안에 판타지와 음악, 상징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작품”이라며 “3년에 걸쳐 작가, 작곡가, 연출, 배우까지 함께 호흡을 맞춘 브로드웨이식 워크숍을 거친 작품이다. 이 때문에 더 큰 성원을 받을 수 있었고, 본공연으로 다시 인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욱 치열하게 준비한 무대로 찾아가겠다”라고 전했다.

극작·작사를 맡은 허 작가는 “‘쉐도우’는 단지 사도의 죽음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약 3년에 걸친 자료 조사와 정병설 교수님의 자문을 바탕으로 영조와 사도, 두 인물의 기질과 내면에 깊이 몰입하고자 했다”라며 “사건의 원인을 단순히 좁혀가기 보다 왜 두 인물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심리적으로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극단적인 성향이 충돌하는 부자 관계를 록뮤지컬이라는 형식에 담아 ‘이해 받고 싶은’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세계적 정서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비극적이고 기이한 부자, 영조와 사도세자의 서사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감각으로 그려낸 ‘쉐도우’는 9월5일부터 10월26일까지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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