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파이어볼러’ 이호성의 성장

“그동안 도움 못 됐다. 올해 잘하겠다”

가을야구 데뷔 첫 승 기쁨

끝이 아니다. 한국시리즈까지 간다.

[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 기자] “언제 또 해보겠어요.”

고졸 3년차. 이제 21살이다. 젊은 피가 아니라 ‘어리다’는 말이 나올 나이. 실적은 별개다. 삼성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잡았다. 첫 포스트시즌(PS)인데도 위력을 떨친다. 잘하는 것만 남았다. 삼성 이호성(21) 얘기다.

2025시즌 삼성은 줄곧 불펜 불안에 시달렸다. 이호성은 ‘미래’로 꼽혔다. 고졸 3년차. 2025시즌을 앞두고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다. 이종열 단장이 “허벅지가 이~만하다”며 놀라움을 표했을 정도로 잘 준비했다.

2023년 1라운드 지명으로 프로에 왔다. 2024년까지 2년간 21경기 출전했다. 2025시즌 58경기 55.1이닝, 7승4패3홀드9세이브, 평균자책점 6.34 기록했다. 시즌 중반 마무리를 맡기도 했다.

시속 150㎞를 던지는 오른손 파이어볼러로 성장했다. 군대까지 미루고 2025시즌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보냈으면 어쩔 뻔했나’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인상적이다.

가을야구 들어 더 위력을 떨친다. 와일드카드(WC)에서 1차전 등판해 0.2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는 결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1차전에서 1.2이닝 2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이다. 4차전에서 0.1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2-0으로 앞서던 8회초 2-2 동점을 허용했다. 무사 2루에서 배찬승이 삼진 2개 잡고 내려갔다. 이호성이 범타를 유도하며 이닝 종료다.

8회말 르윈 디아즈 투런-이재현 솔로 홈런이 터지며 삼성이 웃었다. 이호성이 승리투수가 됐다. 자신의 가을야구 첫 승이다.

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멘탈’이다. 이호성은 “긴장되는 상황이었는데, 즐길 수 있었다. 이상하기도 한데, 대단한 것도 같다. 정규시즌 때는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다. ‘언제 또 느껴보겠나’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찬승이와 내가 잘 막아서 위기를 넘겼다. 홈런이 나오면서 승리투수도 될 수 있었다. 가을야구 승리라 진짜 기뻤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을이라서 느낄 수 있는 점도 있었다. “‘내일이 없다’는 부분이 가장 크다. 다음 경기, 다음 시리즈가 없다는 것이 컸다. 선수들 모두 공 하나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 그게 다르다”고 짚었다.

이어 “정규시즌 때는 제구가 안 됐다.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조금씩 성장하려 했고, 발전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차고 넘친다. 3년차인데 가을이 올시즌 처음이다. “내가 팀에 보탬이 안 됐다. 올해는 팀원들과 함께 플레이오프까지 왔다. 기쁘다. 꼭 한국시리즈까지 올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우리 선수들이 모두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다. 그래도 다 끌어모아서 뛰고 있다. 정규시즌 다 뛰고 포스트시즌 뛰는 게 또 쉽지는 않다. 대신 모두 알고 있다. 다 힘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