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의 롤리팝] “요로분은 얼마 내세요?”
추성훈이 유튜브 방송에서 던진 한마디가 예상치 못한 불씨를 당겼다. 결혼식 축의금 문제를 두고 온라인에서 논쟁이 격렬하게 이어진 것.
추성훈은 결혼식 축의금을 주제로 제작진에게, 한국에서는 결혼식 할 때 얼마 정도 내야하는지, 예의에 맞는 금액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무조건 최소 30만원을 낸다. 친하든 안 친하든 상관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제작진은 “한국에서는 결혼식에 가지 않으면 5만원, 적당히 친한 사이는 10만~15만원, 정말 친하면 30만~100만원까지 낸다”고 답했다.
일본에서 자란 양국에서 활동하는 추성훈이 문화차이에 놀라며 “구독자분들도 결혼식 축의금을 얼마나 내는지 댓글로 알려 달라. 다만 너무 싸우지는 말라. 사람마다 다르니까 물어보고 싶어서 여쭤본다”고 당부했다.
이 영상이 공개된 뒤 댓글 창에는 각자의 경험과 기준을 나눈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단순히 한국은 5만원부터, 일본은 30만원부터가 기준이라면 충분히 이야기거리가 된다. 액수 차이가 6배나 되기에 댓글창은 순식간에 뜨거운 토론장으로 불붙었다.
하지만 한걸음 더 들어가보면, 이 논쟁은 ‘누가 맞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과 일본의 사회적 맥락, 인간관계의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를 살피는 사례가 된다.
한국은 결혼식에 가족뿐 아니라 직장 동료, 학창 시절 친구, 지인까지 초대의 범위가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그러다 보니 축의금 액수는 상대적이다. 5만원으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고, 가까운 사이라면 30만 원, 100만 원까지 올라간다.
반면 일본은 한국에 비해 초대의 범위가 좁다. 매우 가까운 사람만 결혼식에 부르는 문화다. 초대 자체가 특별하기에, 축의금도 무겁게 책정된다. 일본에서 축의금이 30만원에서 시작하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가까운 이들은 꽤 무거운 축의금 봉투를 건넨다.
한국도 꽤 변하고 있지만 결혼식은 ‘동네잔치’에 가깝고, 일본은 ‘초대받은 소수의 의식’에 근접하다.
결국 축의금 액수는 양국의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기에, 많고 적음으로 다툴 사안은 아니다. 한국식이 옳고, 일본식이 그르다는 잣대는 무의미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그래서 추성훈의 질문은 흥미롭다.
단순히 “얼마 내느냐”는 액수 논쟁이 아니라, 문화적 상대주의를 기반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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