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KPGA 선수권대회서 생애 ‘첫 승’
16번홀 깜짝 칩인버디 ‘챔피언스 모멘트’
국가대표 출신 ‘장타왕’ 시드유지 턱걸이
“생각지 못한 우승, KPGA투어 빛낼 것”

[스포츠서울 | 양산=장강훈 기자] ‘정교한 장타자’ 문동현(20·우리금융그룹)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28m 남짓 칩샷이 홀에 빨려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직후다.
‘정교한 장타자’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맹위를 떨치는 임성재에게 “대성할 재목”이라고 극찬받은 문동현이 첫 승을 신고했다. 이 무대가 ‘제69회 KPGA 선수권대회’여서 더 값지다. ‘될성부른 떡잎’ 꼬리표를 떼어내고 ‘완성형 스타’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했다.

문동현은 7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파71·7109야드)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바꿨다. 최종성적은 9언더파 275타. 엄재웅 김찬우 조우영 등 KPGA투어 다승자들을 따돌리고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린 건 우승 고지를 선점하게 한 결정적인 장면 덕분이다. 무려 네 명의 공동 선두가 2~3홀씩 남겨둔 대회 막바지. 16번홀에서 티샷한 문동현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 홀까지는 약 28.m. 차분한 표정으로 한 칩샷이 그린 경사를 따라 구르더니 홀에 쏙 빨려들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대회를 치르던 문동현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활짝 웃었다. 힘껏 잡아당긴 활시위 같던 판세가 크게 요동친 순간이기도 했다. 챔피언조로 출발한 덕에 따라가는 입장. 남은 두 홀을 지키기만 해도 우승 가능성이 높은 위치였다.
약관에 KPGA 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른 건 문동현이 최초다. 20세 2개월 2일에 우승해 최연소 우승자 기록도 새로 썼다. 이상희가 가진 20세 4개월 13일 기록을 2개월여 앞당겼다. 아울러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역대 26번째 선수다. 우승상금은 3억2000만원, 제네시스 포인트는 1300이다. 생애 첫 승과 동시에 제네시스 포인트 1위(2363.67), 상금 2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생애 첫 우승을 ‘KPGA 선수권자’로 따낸 문동현은 “생각지도 못한 우승이라 기쁘면서도 어안이 벙벙하다. 16번홀에서 칩인 버디에 성공한 뒤 ‘혹시?’라는 생각을 살짝했다”며 웃었다.
그는 “마지막 퍼트를 하고 나서야 안심할 정도로 긴장했다. 고생한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폭발적이면서도 정확한 장타로 기대를 모은 문동현은 2024년 5월 프로 전향 후 6월부터 KPGA투어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해는 제네시스포인트 71위에 그쳤지만, 김동민이 입대한 덕에 턱걸이 생존에 성공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올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두 차례 톱5에 드는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프로데뷔 후 자신의 19번째 정규투어 대회에서 정상 등극 영예를 안고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약관의 선수권자’가 KPGA투어 정복을 선언했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