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잠재력은 높은데…일본처럼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해야 한다.”

KBO리그의 고질적인 고민 중 하나는 투수력 약화다. 올해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일본 한신 출신인 카네무라 사토루(50) 롯데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도 “자원의 부재가 아니라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한국 야구의 투수 운용 방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NPB) 한신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카네무라 코치는 올시즌 롯데에서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다. 최근 현지 매체 ‘디앤서’와 인터뷰에서 “한국 야구 스타일을 존중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많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일본 투수들과 차이가 있다”며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이 높은 이유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가장 먼저 투수 육성 시스템을 언급했다. 한국 투수들의 신체 조건과 잠재력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구속에 비해 공의 질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많지만 일본 투수들과 비교하면 이른바 ‘볼 끝’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원인으로는 투구 메커니즘을 꼽았다. 그는 “일본에서는 공을 던질 때 팔이 마지막에 얼굴 앞을 지나가도록 배운다. 반면 한국은 힘으로 던지는 유형이 많아 투구폼의 흔들림도 크다. 미국식에 가깝다”고 짚었다.

제구 난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봤다. 카네무라 코치는 “물론 개인적인 견해지만 아깝다고 생각한다. 지도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며 “한신 시절부터 ‘4스탠스 이론’을 활용해왔다. 타고난 골격과 신경 특성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접근하는 이론”이라고 밝혔다.

다만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세밀한 움직임에 집중해본 선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것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모두 버리라고 조언한다. 몸을 쓰는 방식이 다른 선수에게 내 투구폼을 적용해도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핵심은 투수 운용 방식의 변화다. 카네무라 코치는 6인 선발 로테이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자원 부족이 아니라 기회와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팀이 5인 선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시즌을 치를수록 선발투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불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매년 80경기 이상 등판하는 불펜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롯데에 6선발 체제를 제안했다. 그는 “선발투수의 투구 수를 120구 안팎으로 제한하면서 더 긴 이닝을 맡기면 된다. 주 1회 등판으로 6일 휴식을 보장하고, 6선발 자리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1군에서 직접 던져봐야 성장한다. 기회가 없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불펜 운용에 관해서도 비슷한 지적을 내놨다. 한국에서는 위기 상황에 투입된 불펜이 불을 끈 뒤 다음 이닝까지 책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일본에서는 한 이닝을 책임지면 대개 바로 교체한다. 카네무라 코치는 “그만큼 피로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아웃카운트 3개가 곧 1이닝이다. 그 이상을 넘기면 사실상 2이닝을 소화한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