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밴드 넬(NELL)이 17일 오후 6시 정규 10집 앨범 ‘X’를 발표한다.

이번 신보는 넬이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데뷔 이후 열 번째 작품으로 총 11개의 트랙을 수록했다. 앨범명 ‘X’는 로마 숫자 10을 의미한다. 동시에 특정한 의미로 규정되지 않는 미지수를 뜻하기도 한다. 넬은 이번 앨범에 다양한 감정과 해석이 공존할 수 있는 여백을 담아냈다.

‘X’는 4년여의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최근 작업한 곡은 물론, 약 20년 전 구상했던 트랙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재편곡해 수록했다. 각기 다른 시기에 탄생한 음악들이 고유의 개성을 발하면서도 하나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빚어낸다.

이번 앨범은 넬이 현재 추구하는 음악적 지향점을 집약했다. 얼터너티브 록과 모던 록, 슈게이징, 오케스트레이션 등 폭넓은 장르를 차용했다. 다채로운 음악적 접근 속에서도 넬 특유의 서정성이 앨범 전반을 묵직하게 관통한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연주곡 ‘Rats’는 긴장감 넘치는 록 사운드로 전체적인 앨범의 변화된 분위기를 예고한다. 타이틀곡 ‘Sweet Delusion’은 밴드 최초로 브라스 세션 녹음을 도입했다. 강렬한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기존의 넬 음악보다 한층 공격적인 질감을 구현하며 밴드의 확장된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수록곡 ‘Only One’은 과거보다 미래를 향한 시선을 그렸다. 청량한 모던 록 사운드 위로 신념과 희망의 메시지를 녹여냈다. ‘Don’t Let Me Go’는 소중한 존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다룬다. 넬 고유의 유려한 선율과 뚜렷한 기승전결로 트랙을 채웠다.

‘Loser’s Recipe’는 넬 역사상 최초로 타 아티스트가 피처링에 참여한 곡이다. 에픽하이 타블로가 목소리를 보탰으며, 은은한 멜로디와 직설적인 가사를 대비시켰다. ‘Blue Eyes’는 그로울링 발성을 차용해 날카로운 감정을 표출했다. ‘VAMP’는 장대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후반부의 스케일을 극대화한다.

트랙 후반부에는 선공개 싱글 ‘상실의 관성’과 EP ‘X : 3 / ?’ 등을 배치했다. 앞서 개별로 공개됐던 작품들이 정규 10집의 서사 안에서 에필로그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시대에 대한 질문부터 꿈을 향한 의지, 상실과 수용 등 현대인들이 마주하는 복합적인 정서를 아울렀다.

넬의 새 프로젝트는 음악을 넘어 하나의 기록물로 기능한다. 이들은 데뷔 이래 처음으로 CD가 아닌 USB 형태의 음반을 발매한다. 실물 매체가 지닌 고유의 상징성은 유지하되, 변화한 음악 감상 환경을 고려해 고음질 마스터 파일을 수록했다.

넬은 이번 정규 10집을 밴드의 현주소가 가장 선명하게 반영된 현재진행형 작품으로 정의했다. 넬은 “10집이라서 특별하다기보다, 늘 그래왔듯 이전 앨범보다 더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며 “다만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활동하며 정규 앨범 10장을 발표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 감사하고 뿌듯한 일”이라고 발매 소감을 밝혔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