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선발이 반등하면 불펜진이 더 편해질 수 있으니까…”
모처럼 선발승을 거뒀지만, 가장 먼저 꺼낸 건 안도감이 아닌 책임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롯데는 8번째 시리즈 만에 위닝시리즈까지 챙겼다. 그러나 박세웅(31)은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항상 미안했다”며 자신을 돌아봤다.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롯데가 반등 흐름을 탔다. 17일 문학 SSG전에서 마운드의 릴레이 호투와 전민재의 이틀 연속 역전 홈런을 앞세워 2-1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의 퀄리티스타트(QS) 투구에 이어 불펜까지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면서 투타 밸런스가 맞아떨어졌다. 8위 SSG와 격차도 0.5경기 차로 좁혔다.


올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던 박세웅은 6이닝 8안타 4삼진 1실점으로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고,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섞어 SSG 타선을 봉쇄했다. 시즌 2승(5패)째. 지난달 10일 사직 KIA전 이후 무려 6경기 만에 따낸 값진 승리다. 유일한 실점 위기였던 6회말 2사 1·2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추가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박세웅의 볼넷은 전무했다. 그간 롯데 투수진이 볼넷으로 자멸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만큼 의미가 남다를 법도 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좋은 부분도 있었고, 안 좋은 부분도 있었다”며 “위기 상황을 잘 넘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두타자 출루를 억제한 점과 특히 볼넷을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은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투 뒤엔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 박세웅은 “사실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며 “전날 경기를 봤는데 SSG 타자들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상대 공략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에 관해 더 고민했다. 너무 강하게 던지려고 하지 않고,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가볍게 투구하며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웅의 야구 몰입도는 익히 알려져 있다.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인 만큼 늘 평가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그는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성적이 좋을 땐 아무 말 없다가 부진하면 말이 나오지 않나. 결과론이라 생각할뿐더러 그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동료 투수들을 향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박세웅은 “최근 불펜진에 계속 미안했다”며 “6월 들어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한 탓에 부담만 안긴 것 같다. 선발이 반등하면 그만큼 중간 계투들도 편해질 수 있으니 더 신경 쓰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게 원팀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