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치인트'는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에 분량 논란, 급기야 웹툰 작가의 불만 제기까지 이어지며 많은 잡음이 오가 더욱 그 결말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29일 '치인트'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원작자 순끼 작가를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 드라마 제작에만 너무 함몰된 나머지 원작자에게 중반 이후부터 대본을 공유해야 하는 부분을 놓쳤다"라며 "특히 중요한 엔딩 지점에 대해서는 촬영에 임박해서야 대본을 공유했던 점 사과 말씀드린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전개 중 가장 중요한 엔딩에 대해 원작자와 자세히 상의도 하지 않았던 드라마 '치인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시청자들의 우려를 샀고, 걱정은 현실이 됐다. 1일 최종화가 방송된 '용두사미 대표 드라마 치인트'와 그 이전, 황당한 결말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친 드라마들을 재조명해봤다.


▲ '역대급 용두사미 드라마'로 급부상한 다크호스 '치즈인더트랩'


1일 방송된 '치인트'에서는 유정(박해진 분)과 홍설(김고은 분)이 헤어지고 3년 후 열린 결말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정은 자신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는 사고까지 당한 홍설에 이별을 통보한 뒤 해외로 떠났다. "나를 찾고 싶다"라고 선언한 유정은 그 뒤 어디에서도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뒤 백인하(이성경 분)는 하재우(오희준 분)와 연애를 시작했고 재활에 성공한 백인호(서강준 분)와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홍설은 취업에 성공했지만 연애는 더 이상 하지 못했고 3년 동안 유정에게 끊임없이 '돌아오지 않는 메일'을 보냈다. 방송 말미 유정과 홍설은 횡단보도에서 마주쳤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스쳐 지나갔고, 드라마는 유정이 홍설이 보낸 이메일을 '수신 확인'하는 것으로 열린 결말을 맞았다.


"원작에 충실할 것"이라던 '치인트' 제작진은 '기승전백인호' 식의 전개로 원작자 순끼와 팬들의 화만 키웠고 결국 '치인트' 웹툰과 드라마 팬 모두를 실망시키는 뻔하고 식상한 전개로 끝맺음했다. 마지막 회조차 백인호에게 밀려 거의 '회상 장면'으로만 출연했던 유정(박해진 분)만 '뺨 맞은' 아쉬운 종영이었다.


▲ '파리의 연인'을 빼놓고 반전 드라마를 논하지 말라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57.4%라는 대기록을 세운 SBS '파리의 연인'(2004년)은 지금까지도 '황당한 결말 드라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반전 드라마다.


재벌 2세 한기주(박신양 분)와 평범한 여성 강태영(김정은 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인 줄 알았다면 오산. '파리의 연인'은 마지막 회에서 그 모든 내용이 작가인 강태영이 쓴 시나리오 속 내용으로 밝혀지며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최종화 대본 공개 후 '파리의 연인'을 애청했던 모든 시청자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고 제작진은 결국 대본을 수정하겠다고 밝히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최종 방송분에서는 '모든 것은 시나리오'라는 설정 그대로였다. 방송 이틀 전 대본을 전면 수정하고 촬영까지 마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 결국 '파리의 연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받고 마지막에 철저하게 배신당한 '비정한 드라마'로 남게 됐다.


▲ 드라마에서 서바이벌을 보게 될 줄이야, 임성한의 데스노트 '오로라 공주'


불륜을 저지르고 이혼을 선언한 남편의 이야기로 시작한 MBC 일일 드라마 '오로라 공주'(2013년)는 무려 150부작 내내 '막장 논란'에 시달리며 처음부터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는 황당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오로라 공주'를 집필한 임성한 작가는 총 13명의 인물을 죽음으로 내몰고 특히 남자 주인공 황마마(오창석 분)는 조연 설설희(서하준 분)에게 밀려, 아내 오로라(전소민 분)을 사이에 두고 두 명의 남편이 한집살이를 하다 결국 죽기까지 해 '임성한의 데스노트'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모든 갈등이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죽은 전 남편인 황마마가 깜짝 등장하기까지 했다. 각종 논란과 비난을 산 '오로라 공주'는 '결말만 해피엔딩'인 다소 황당한 전개로 '아무도 웃을 수 없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약했던 드라마 '블러드'


지난해 2월 방송된 KBS2 '블러드'는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뱀파이어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의드'를 무기로 야심차게 시작했다. 판타지 장르답게 신선한 소재로 눈길을 잡았지만 그게 다였다. 허술한 전개와 완성도 낮은 CG,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까지 방송 내내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특히 '블러드'는 마지막 회가 화룡점정을 찍었다. 방송 초 많은 복선을 뿌렸던 '블러드'는 결국 주인공인 안재현의 정체도 밝혀지지 않은 채 서둘러 마무리하기 급급했다. 무서운 악역들은 허무하게 죽어나갔고 감동은 없었으며 반전 역시 없었다. '의리'로 지켜보던 시청자들마저 화가 나게 한 '블러드'는 결국 시청률 5%대로 미약한 끝을 맺었다.


뉴미디어팀 김수현기자 jacqueline@sportsseoul.com


사진=KBS SBS MBC CJE&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