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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두산 오재원의 배트플립이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그래도 13년을 함께한 키스톤 콤비의 판단이 조금 더 정확했다.
오재원은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4회말 무사 1, 3루 기회에서 LG 선발 이민호의 한 가운데 패스트볼을 걷어 올린 뒤 힘차게 배트를 던졌다.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는 등 누가봐도 홈런을 직감한 세리머니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5일 준PO 2차전을 앞두고 “나도 홈런이 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가 배트를 던지든지 말든지 별로 신경 안쓰는데, 너무 깊은 곳으로 날아가 안넘어간 것 같다”며 “타구에 내가 액션을 취하면 다시보기 50회도 가능하지 않겠나. 타구에 액션을 하면 안된다”며 웃었다.
문득 같은 상황에 오히려 태그업을 할까 말까 망설이던 김재호의 생각이 궁금했다. 김재호는 “(오재원이) 방망이를 던지길래 ‘외야 플라이라도 쳐서 세리머니를 하나보다’했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부터 홈런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김재호는 “타구가 조금만 더 우측으로 날아갔다면 충분히 넘어갔을텐데 너무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외야수들의 움직임을 보니) 잡힐 것 같더라. 그래서 1루 옆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구를 보낸 오재원 조차 “맞는 순간에는 (넘어)‘갔다’ 싶었다”고 확신한 상황. 눈빛만 봐도 통하는 키스톤 콤비의 눈에는 이 마저도 ‘과욕’으로 보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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