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를 이끌 새 리더는 누가 될 것인가.
전북은 김상식 전 감독과 결별한 후 새 사령탑 물색 작업에 들어갔다.
1라운드 로빈을 마친 현재 전북은 강등권에 해당하는 10위에 머물고 있다. 11경기에서 3승2무6패로 승점 11을 얻는 데 그치면서 승강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하는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선두 울산 현대(28점)와는 이미 17점 차로 벌어졌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 해도 추격이 쉽지 않은 간격이다. 사실상 우승 레이스에 끼어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전북이 현재 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K리그 관계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울산과 경합하는 것은 어렵다고 해도 파이널A로 진입해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릴 스쿼드와 저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전북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단 급하게 감독을 선임하지는 않는다는 구상이다. 속도보다는 팀을 재건할 확실한 적임자를 찾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는 “데드라인을 확실히 정해놓지는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최대한 신중하게 새 사령탑을 영입해야 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새 감독이 오기 전까지는 김두현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새 감독 영입의 주도권을 쥔 인물은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다. 허 대표이사가 축구 쪽으로는 비전문가인만큼 박 디렉터가 현재 전북의 상황에 맞는 지도자를 물색하고 있다.
박 디렉터의 네트워크를 통한 외국인 사령탑 선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럽에서 발이 넓은 박 디렉터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능력 있는 외인이 후임자로 선택받을 수 있다. 박 디렉터는 현재 새 감독 영입을 위해 인지도가 상당한 수준의 지도자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에서도 국내 에이전트들을 통해 후보를 추천 받으며 리스트를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다만 현재 전북의 상황을 고려하면 어설픈 외국인 감독 선임은 자충수가 될 우려가 따른다. 지금은 시즌 중이고 전북은 엄청나게 침체된 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특성, 장단점 등 내부 사정은 고사하고 K리그 환경을 아예 모르는 외국인 감독이 부임한다면 현재의 부정적인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 감독은 팀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 정말 지도력이 탁월하고 시즌 도중 들어와도 기대할 만한 감독을 영입하는 게 실제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게다가 전북이 원하는 수준의 빅네임 감독이 선뜻 한국행을 선택할지도 의문이다.
국내 감독 중에서는 김학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가장 적합한 카드라는 축구계 의견이 주를 이룬다. 김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캐릭터다. 여기에 경험이 풍부한 것도 최대 강점이다. 2014년 강등 위기의 성남FC를 구해내고 이듬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송민규나 이동준, 정태욱, 김건웅, 김문환 등과 함께했던 만큼 스쿼드 활용 극대화를 기대할 만하다. 도쿄올림픽 이후 2년여간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던 그는 유력한 후보로 손 꼽힌다.
여기에 전북 출신인 김도훈 전 울산 현대 감독도 후보로 거론된다. 국내 무대를 떠난지 3년이 지나 현장 감각이 우려되긴 하지만 경력이나 상징성 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본 무대에서 돌아온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윤정환 전 제프 유나이티드 감독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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