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선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우리에게 가장 먼저 제안이 온 것 같다.”

트레이드 제안과 논의는 수없이 이뤄진다. 하지만 서로 합을 맞추면서 성사까지 도달하는 경우는 드물다. LG가 그렇다. 선수층이 뛰어난 팀으로 꼽히고 2군에 유망주들도 많다. 그래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다른 팀에서 꾸준히 트레이드를 문의한다.

최근에도 그랬다. LG 구단 관계자는 A구단이 국가대표 선발투수를 LG에 보내고 LG로부터 다수의 유망주와 젊은 선수들을 받는 트레이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LG가 우승을 노리는 팀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특급 선발이 필요한 것도 야구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LG는 정규시즌 3분의 1을 돌파한 시점에서도 5인 로테이션을 완성하지 못했다. 여전히 토종 선발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페넌트레이스 시작점에서는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으로 토종 선발진을 꾸렸는데 셋 다 부상 혹은 기복을 보였다. 현재는 3선발 임찬규만 고정이고 나머지 두 자리는 경쟁을 통해 확정지을 계획이다.

지난 4일까지 선발 평균자책점 3.45로 이 부문 3위. 하지만 역시나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 의존도가 높다. 임찬규가 도약하지 않았다면 선발진 붕괴와 직면했을지도 모른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20회로 이 부문 6위인데 이 중 15회를 켈리와 플럿코가 합작했다. 임찬규가 3회, 김윤식이 2회로 안정된 선발진을 갖췄다고 보기는 힘들다.

A구단이 제안한 투수가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다면 선발진은 크게 향상된다. 하지만 A구단이 요구한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구단 관계자는 “선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우리에게 가장 먼저 제안이 온 것 같다”며 “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 상대 구단 입장에서 생각해도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안을 수락하면 선발진은 향상되지만 그 외에 전력이 약해지고 미래 자원이 사라진다. 구단 내부적으로 세운 계획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1·2군이 모두 상위권에 자리한 LG는 다른 팀에서 탐내는 유망주가 많은 편이다.

무엇보다 LG 토종 선발진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오는 12일 퓨처스리그에서 다승(8승)·WHIP(이닝당 출루율:0.93) 부문 1위에 자리한 이상영이 상무에서 전역한다. 염경엽 감독은 전역 후 이상영을 4선발로 낙점할 가능성을 전한 바 있다. 염 감독은 “KBO리그에서 5선발까지 모두 강한 경우는 많지 않다. 4선발까지만 확실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물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 A구단 제안이 트레이드 마감일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달라질 수도 있다. LG 또한 시간을 두고 내부 토종 선발투수들을 유심히 바라볼 것이다.

최근 선발 등판에서 고전한 임찬규가 일어서고 이상영이 기대만큼 활약하면 트레이드에 응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반대의 상황과 직면하면 다시 A구단과 접촉할 수도 있다. 우승 갈증이 가장 강한 구단이 LG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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