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엔터 대장주 하이브 주가가 18만원대로 내려앉았다. 22일 기준 하이브 주가는 전일 대비 1200원 내린 18만6800원에 마감했다.
하이브 주가는 지난달 초부터 20만원~21만원대를 유지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의 갈등, 1분기 어닝쇼크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이날 개장 직후 소폭 내림세를 보였지만, 이내 오전 중 다시 반등에 성공해 오전 10시 기준 18만9000원을 넘어섰다. 그러다 오후 1시 18만7500원을 기록하며 저점을 지나고 있다. 지난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는 이날 18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달 중 처음으로 18만원대까지 내려간 것이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하이브 주가의 장기적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국내 증권가는 이를 단기적인 문제로 보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 분석한다. 단기적 우려에 주가 가치가 가려졌을 뿐, 산업 전체적으로는 상승 가치가 주효한다는 것이다.
◇ ‘풍비박산’ 하이브, 사도 될까요
지난달 26일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를 시도했다며 서울 용산경찰서에 그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민 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하이브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계속 고조되는 상황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계획을 수립해, 어도어 회사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민 대표 측은 지분 구조상 경영권 찬탈이 불가능하며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기도하거나 실행에 착수해 배임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 과정에서 하이브는 민 대표 해임안건에 대해 이달 말 어도어 임시주총을 청구했고, 민 대표 측은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분쟁도 진행 중이다.
결국 이 같은 갈등 여파가 주가 낙폭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달 중 법원의 1차 판단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법적 분쟁 결과가 주가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관측한다.
◇ 괜찮아, 엔터는 죽지 않아
이 같은 살얼음판에도 국내 증권가는 하이브 주가를 긍정적 흐름으로 바라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이슈로 주가는 부진하지만, 신인그룹의 가파른 수익화와 하반기 예정된 미국 걸그룹 데뷔로 산하 레이블 실적의 고성장을 기대한다”며 “6월부터 향후 1년간 BTS 멤버들의 순차적인 제대도 있다. 또한 BTS 부재에도 올해 영업이익은 31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완전체 활동을 가정한 2025년 영업이익은 4700억원 내외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경영권 분쟁 해결에 따른 성장 지속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어도어 간 경영권 분쟁) 결론이 나기까지 시장은 관망할 것이다. 하이브가 이번 사건을 얼마나 무리 없이 매조지는지, 즉 얼마나 회사가 성숙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자본력은 결국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프로듀서를 끌어들이기 마련이라, 성숙도에 대한 확인만 된다면 다소 오래 걸릴지언정, 주가의 방향성은 확실하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번 사태가 엔터 업계 투심에 악영향을 끼쳐 주가 전반에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엔터 업종에 높은 멀티플을 부여했던 이유 중 하나가 멀티 레이블 시스템이다. 빠른 결정 하에 아티스트 활동 주기를 당길 수 있고 데뷔 IP(지식재산권) 파이프라인도 매년 꾸준히 추가될 수 있었다. IP 누적에 따른 이익의 레버리지 또한 큰 투자 포인트 중 하나였다”고 전제한 뒤 “민 대표가 IP 콘텐츠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멀티 레이블 확장성과 존재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끔 하고 있다.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뜻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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