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오디션 미다스의 손’ 서혜진 PD가 이번엔 글로벌 걸그룹 오디션에 도전한다. 프로그램명은 ‘언더15’. 올해 하반기 방송이 목표다.

TV조선 ‘미스터트롯’, ‘미스트롯’의 성공에 이어 MBN ‘현역가왕’, ‘한일가왕전’까지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달성했다. 트로트라는 확고한 콘텐츠 IP(Intellectual Property)를 뿌리내린 원조의 새로운 도전이다.

서 PD는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오디션을 마치고 동남아에서 2차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 태국을 시작으로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돌 계획”이라며 “로케이션을 다 거치고 난 8월 말에 프로그램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언더15’는 뉴진스의 데뷔 나이 만 16.4세보다 훨씬 어린 만 3세에서 만 15세 이하의 전 세계 70여 개국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K-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인종,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선발된 5세대 보컬 신동 걸그룹이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제는 차별화다.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미 지상파에서 숱하게 나온 바 있다. 하이브, JYP 등 기획사도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다국적 걸그룹을 만들어냈다.

서 PD는 “기존 걸그룹 오디션은 기획사의 의도에 맞춘 가수를 뽑는다. 방송사는 플랫폼 역할을 대신 해준 것”이라며 “크레아 스튜디오는 인재를 길러내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동안 숱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얻은 역량을 발휘해 보컬 천재 신동을 모아보겠다는 전제가 있다. 이게 기존 오디션과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언더15’는 말 그대로 만15세 미만만 지원할 수 있다. 철저한 연령제한은 ‘현역가왕’, ‘한일가왕전’에서 10대들이 주목받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현역가왕’ 우승을 차지한 전유진(17), 3위 김다현(15)을 비롯해 ‘한일가왕전’ 스미다 아이코(16)까지 10대 가수들이 올해 두각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서 PD는 “최근 시청자 투표 흐름을 보면 어린 가수들에게 표를 주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게 최근 케이팝 트렌드라고 생각해 이같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은 왜 10대 가수들을 주목할까. 서 PD는 “‘한일가왕전’ 때 시청자 반응을 보니 노래를 깨끗하게 부르는 10대가 높은 인기를 누렸다”라며 “시청자들의 귀가 달라졌다. 10대 특유의 깨끗한 감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마음이 거칠어지다 보니 순수한 걸 찾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한일가왕전’이 일본 가요계에 던진 충격파도 남달랐다. 한국 무대에서 일본 노래를 부르는 일본 가수들을 보며 한국관객들이 눈물을 흘렸다. 영상마다 조회수가 100만뷰가 넘는 것에 또 한 번 경악했다는 게 서 PD의 전언이다.

서 PD는 “일본에서는 케이블 음악방송을 통해 방송했기 때문에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에서 보도가 이어지자 ‘이게 무슨 일이야’ 하면서 반응이 서서히 오기 시작했다”며 “일본 노래를 듣고 한국 사람이 울었다는 것이 그들의 문화적 우월감을 건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MC 신동엽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한 참가자가 ‘한일’ 대결이라는 점에 일본을 누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자 촬영을 중단하고 제작진을 불렀다. 그는 “이렇게 하면 시청자가 싫어한다. 지양해야 한다. 화해하고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PD는 “신동엽의 말처럼 첫 회만 긴장감을 넣고 이후부터는 화합, 화해에 연출 포커스를 만들었더니 확실히 반응이 좋았다”며 “제작진은 ‘시청자 반응을 보면서 큰다’고 하는데 신동엽의 판단이 맞았다”고 칭찬했다.

서 PD는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임영웅, 이찬원, 송가인 등 걸출한 가수들이 배출해 트로트 시장이 활성화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서 PD는 “기존 트로트 가수들은 대부분 소속사가 없어 가수 본인이 직접 운전하고 의상 들고 행사장을 돌아다녔다”며 “이제 회사가 생기고 음원이나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탄탄해져 트로트 확장성이 생긴 걸 보면서 시스템 선진화가 된 걸 확실히 느낀다”고 자신했다.

걸그룹 오디션에 도전하지만 크레아 스튜디오는 매니지먼트까지 확장할생각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서 PD는 “회사를 운영해보니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원을 투입해야 한 장르를 겨우 해낼 수 있다”며 “크레아 스튜디오는 제작 및 론칭이 목표다. 그 이상은 우리가 할 수 없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