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중금속 주입해 암 유발…잉크 규제·전문 자격증은 ‘아직’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과거 문신은 부족의 구성원을 의미하거나 신분을 상징했다. 주술의 힘을 빌려 병을 치료할 목적으로도 새겼으나, 형벌로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야만인의 풍습으로 인식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
시간이 지나 현대에서는 문신하는 이유가 각양각색이다. 개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문화 또는 예술로 여겨지고 있으며, 수술 자국이나 흉터를 가리기 위해 의학의 도구로도 쓰인다.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적인 의미도 담는다. 최근에는 눈썹·아이라인·입술 등 미용을 위한 수단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문신하는 이들의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유럽 전체 인구의 22%가 문신했으며, 미국은 32%로 더 높다. 특히 젊은 층이 30~40%를 차지했는데, 여성이 38%로 남성(27%)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문신은 많이 보인다.
이유가 어찌 됐든 문신에 개인적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하나의 유행으로 생각해 무분별한 새김은 자제해야 한다. 왜냐하면 미세하긴 하지만, 문신이 암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신은 살갗을 바늘로 찔러 피부와 피하조직에 상처를 낸 후 먹물이나 잉크를 흘려 넣어 피부에 그림이나 글씨 등을 새기는 행위다. 이때 잉크가 대식세포를 집어삼켜 분해하는데, 일부는 림프절로 이동해 피부조직에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있다.
문신에 사용되는 잉크로는 △PAA △PH △중금속 등이 있다. 이중 중금속을 사용하는 이유는, 발색이 선명하고 오래 남기 때문이라고 의료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그런데 중금속에는 니켈·크롬·납 등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림프종 체계에 문제를 일으키면서 암을 발병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20대 초반에 상처 치료 목적으로 시술했다가 편평세포암에 걸린 57세 남성의 사례가 있어 문신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현재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사망에 이르진 않지만, 치료 후에도 추가로 재발 위험이 큰 피부암이기 때문에 불안을 지울 수 없다.
일부 연구에서는 검정색보다 빨간색 잉크를 사용한 경우 피부암 발병률이 높다고 조사됐다. 화려함을 추구하려다가 암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
가장 큰 문제는 잉크를 본인이 선택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업자들은 문신의 결과물이 좋은 중금속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정작 시술받은 내 몸은 어떤 잉크가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업계에서는 지우기 전까지 평생 피부에 남는 문신이 암을 발생하는지에 대한 위험 여부를 지속 연구하고 있다면서도, 시술 시 사용되는 잉크 규제와 시술자들의 전문 자격증 취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gioia@sportsseoul.com